한국일보

“남편이 컴퓨터 중독” 상담 늘어

2010-07-1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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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정상담소
“전에 없던 현상” 주목
부부·자녀 대화 단절


“한인 남성들이 집에서 컴퓨터 중독으로 인해 부부, 자녀와 대화가 단절되고 있어요.”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인 상담기관인 한미가정상담소(이사장 수잔 최)를 찾는 한인 주부들 중에서 남편의 컴퓨터 중독으로 가정이 망가지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상담을 요청하는 현상이 최근 생겨나고 있다.


한미가정상담소에 따르면 컴퓨터 중독 상담은 주로 청소년 자녀들에게 있는 문제였지만 이제는 남편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정상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남편의 컴퓨터 중독으로 상담을 요청한 한인 주부들은 거의 없었지만 올해 6월 한달 동안 3명의 주부들이 이 문제로 상담을 받았다.

이 수치는 가정상담소 올 상반기 전체 상담건수의 1%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아직은 미미하지만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전혀 없었던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상담소 측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남편이 집에서 게임이나 음란물 시청에 빠져서 심각한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정상담소의 지니 최 프로그램 디렉터는 “간혹 가정불화의 한 요인으로 남편의 컴퓨터 중독을 드는 주부들이 있었지만 지난달처럼 컴퓨터 중독문제만 가지고 상담을 요청하는 케이스는 드물었다”며 “성인들의 컴퓨터 중독 예방과 치유책에 관한 세미나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 최근 들어 한인들에게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부부 사이에 갈등을 많이 겪고 이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인들 중에는 경제 불안이 가정불화로 연결되어 결국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상당수 된다.

지니 최 디렉터는 “경제가 좋지 않으니까 샤핑몰에서 물건을 훔쳤다가 체포되어 교육을 받기 위해 상담소를 찾는 한인들도 있다”며 “온라인 상담을 실시한 후 남성들의 상담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가정상담소는 지난 상반기(1~6월) 동안 362건의 상담을 했으며, 이중에서 부부갈등 상담이 11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자녀양육 80건, 정신건강 34건, 가족관계 26건 등으로 나타났다.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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