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카운티미술관(LACMA)의 브로드 현대미술관(BCAM)과 해머 빌딩(한국관이 있는 곳) 사이에 위치한 아만슨 파빌리온(Ahmanson Pavilion)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거대한 검은색 구조물의 거미다리 같은 조각 작품이다.
아만슨 파빌리온의 정 중앙에 놓여져 전체 공간을 압도하고 있는 이 작품은 미니멀리스트 조각가 토니 스미스(1912~1980)의 ‘스모크’(Smoke)로, 라크마는 2년 전부터 대여 전시해 온 이 작품을 최근 구입했다고 밝혔다. 작품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마이클 고반 관장은 “500만달러 이상의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스모크’는 1967년 처음 제작됐을 당시, 관람자가 작품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조각의 고정관념을 깨며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켜 타임 매거진 커버에까지 등장했다. 조각 장르의 이정표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 서부지역에서는 볼 수 있는 유일한 토니 스미스의 작품이다.
높이 22피트, 넓이 33피트, 길이 45피트의 이 대형 작품은 처음에 플라이우드로 제작됐으나 2005년 라크마 대여를 위해 작가의 공방에서 같은 크기의 알루미늄 재질로 다시 제작됐으며, 라크마는 2007년 아만슨 파빌리온의 개축공사 때 이 작품의 설치를 위해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내부설계를 새로 했다.
라크마는 대여 당시부터 이 작품을 구입하기 원했지만 경기침체로 재원 마련이 지연돼 왔으며, 최근 다른 데서 작품 매입 오퍼가 나오자 부랴부랴 후원자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단독으로 거금을 쾌척한 후원자는 얼마 전 라크마 이사회에 조인한 익명의 벨에어 부호로 알려졌다.
<정숙희 기자>
라크마가 영구 소장하게 된 토니 스미스의 ‘스모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