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는 한 어머니에게 감정적인 훈육에 대한 상담의뢰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아이 때문에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었습니다. 언제인가부터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어 점점 더 언성이 높아지고 매사에 감정적이 되고 있다고 느끼던 중 어느 날 화장실에서 아이를 야단치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자제심을 잃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 문을 잠그고 주저앉아 한참 동안 울었다고 합니다.
사실 누구든 사람이라면 화를 낼 수 있습니다. 행복, 슬픔, 사랑과 더불어 분노 또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자녀를 훈육함에 있어서 보이는 감정적인 분노는 자녀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화를 내다보면 아이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지,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지, 도대체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있는지도 판단할 수 없을 때가 종종 있으며 자녀의 잘못을 핑계 삼아 억눌려 있던 복잡하게 엉켜 있던 다른 감정들이 폭발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분노함은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내는 화라고 합리화 시키고는 합니다.
부모가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며 훈육하는 가정을 관찰하면, 이런 훈육이 비효과적이라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녀는 순간적으로는 문제행동을 멈추지만, 행동의 근본적인 교정보다는 부모의 분노에 집중하고 그저 혼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만 생기게 됩니다.
쉬운 예를 들어, 여섯 살의 존은 쿠키가 먹고 싶어 주방 찬장으로 손을 뻗다가 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차이나 접시를 깨뜨리게 됩니다. 이층에서 놀라 달려온 엄마는 존에게 “존! 엄마가 조심하라고 그랬지! 아유, 이거 얼마짜린데!” 하며 언성을 높이며 야단을 칩니다. 화를 내뿜는 엄마의 얼굴을 대하는 존의 마음속에는 이제 자신이 실수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증발해 버리고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모면할까 하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혼내는 것은 백번을 반복해도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가 실수를 할 때는 부모가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를 매번 분노를 이기지 못해 져버리는 것은 참 아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격하게 화를 내는 부모의 눈치를 보며 자라는 아이는 모든 것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됩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부모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휴식시간이 부족해 피로함이 가득합니다. 자녀를 올바로 잘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예를 들면 자신이 좋은 엄마라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몇 가지 특정한 촉발점(옷을 더럽힌다든지, 음식물을 흘린다든지)에 민감합니다. 원리원칙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거나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합니다. “엄마가 화를 내서 미안해”라고 표현하는 등 아이에게 솔직한 감정을 표현할 줄 모릅니다. 우울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모의 분노를 조절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화가 날 때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가 날 때 얼굴이 붉어지는지, 심장이 마구 뛰는지, 말소리가 커지는지, 빨라지는지, 속이 쓰리는지, 손에 땀이 나는지 등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감정이나 신체의 변화를 어떻게 가라앉힐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아이의 행동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반항적인 모습을 보일 때 부모의 감정이 컨트롤되지 않는다면 그 내면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일단은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 것을 믿고 이해해야 합니다.
세 번째, 객관성을 지녀야 합니다.
매일 보는 자녀와의 생활 속에 쉽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감정이 격해질 때는 집착하지 않고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 상황을 관망하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네 번째, 자신과의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잊었던 자의식을 되찾아야 합니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엄마가 평소 아이의 특정한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어떤 내면의 촉발원인이 있는지를 점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 스스로 자신의 성장과정에 있었던 사건들이 자신의 자녀양육에 어떤 영향이 되고 있는지는 짚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자녀에 대한 많은 기대와 욕심이 어디에서 오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자녀의 반복되는 심각한 문제행동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그리고 왜 반복되는 것인지에 대해 인터넷과 교육서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감정적인 훈육방법은 자녀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뿐 아니라 해가 될 수 있으며 솔직함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양육방법을 습득한 부모는 자녀와의 공감대를 이룰 수 있고 자녀 양육에 있어서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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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