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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자녀학대 예방 부모행동 모니터링

2010-05-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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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학대 처벌 갈수록 강화
스스로 행동 살펴 개선해야


캘리포니아주의 형법(Penal Code) 11165에서 자녀학대에 관한 법을 규정하고 있다.

자녀학대를 형법으로 다루고 있음은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말하기도 한다. 형법 11165에 해당되는 자녀학대에는 우리 한국 부모들이 흔히 자녀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다음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엄마, 아빠가 어린 자녀 앞에서 소리 지르면서 다투기, 부엌의 주걱이나 숟가락 등으로 아이의 어깨, 등, 손 등을 함부로 때리기, 엉덩이를 스팽킹하면서 멍자국이 나도록 때리기, 부모 말 안 듣는다고 끼니 굶기기, “공부 못하는 너 같은 것 필요도 없어!” 하면서 소리 지르고 겁주기, 어린아이들을 보호자나 베이비시터 없이 홀로 집에 두기 등이 모두 자녀학대에 해당될 수 있으며 이러한 학대로 인하여 캘리포니아에서는 자녀 양육권을 상실할 수가 있다.

지난 3월 LA 지역에서 발생한 2세짜리 foster home 아동의 사망으로 인하여 카운티 아동보호국은 자녀학대에 보다 더 강력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로 결정했다고 카운티 정기모임에 참석한 아동보호국 관계자가 밝혔다.

임상경험이 풍부한 소셜워커가 가정을 방문하여서 자녀들의 현재 신체 및 정신건강 상태, 어린아이들의 발육 및 성장환경의 적합성, 부모의 자녀양육 기술, 자녀양육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원의 존재 여부 등 여러 가지를 평가한 다음에 그 환경이 아이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그리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는데 적합한 환경인지 아닌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서 적절한 조처를 취하게 된다.

아동보호국에서 만약 아이들의 신변안전 및 양육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내리게 될 경우 아이들을 좀 더 안전한 환경으로 옮기는 조처가 내려진다. 자녀를 부모로부터 격리시키고 또 법원이 개입하여서 양육권을 잠정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이때 아이들을 임시로 foster home으로 보내기도 한다. 포스터 홈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이들은 학대로 인하여 마음속에 생겨난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지금껏 올바르게 익히지 못한 정상적 인간관계에서 형성되는 애착심과 신뢰, 정서능력, 문제해결 기술, 그리고 사회성 기능 등을 치료사를 통해서 익히게 되며, 특히 자아 존중심을 키우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부모는 또 부모대로 법원에서 명하는 부모기술 교육, 분노조절 교육, 가족치료, 그리고 개별적인 심리치료 등이 명해지기도 한다.

포스터 홈은 법원의 명령에 따라 잠정적인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일단 아동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는데 필요한 서비스를 받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해 주게 된다. 법원, 카운티 정신건강국, 아동보호국, 커뮤니티 정신건강센터, 그리고 포스터 홈 등 엄청난 사회복지 분야의 자원이 동원되어서 이 아이들을 보살피고자 한다.

미성년 자녀의 학대를 이렇게 법으로 정해서 규제를 하고 또 엄청난 재정적 투자를 하는 이유는 자녀학대가 가져다주는 부정적인 역효과 때문이다. 부모는 비록 교육을 목적으로 매질을 한다고 생각하나 일방적으로 매를 맞는 자녀에게는 이것은 교육이 아니라 두려움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보아온 매를 맞거나 두려움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숨길 수 없는 공통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었다. 그것은 자존감의 부재, 자기방어 기재의 지나친 발달,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 결여로 특징지을 수 있다. 자존감이 부족한 경우 학교 및 사회생활에서 다른 아이들이나 친구들의 생각이나 기분이 내 아이의 행동과 생각을 통제하게 된다. 자기 주장보다는 항상 친구들의 주장이 더 중요하고, peer pressure에 대처하는 기능이 미숙하게 발달한다. 자기방어 기재의 발달은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치게 발달되면 모든 일을 부정적인 쪽으로 해석하게 되고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해결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사소한 잘못조차도 인정하지 않으려하고 거짓되고 가식적인 언행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나오게 된다. 아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방어본능이 늘 다른 의식을 앞서 가기 때문이다.

또 이 아이들은 대체로 실패를 두려워한다. 무모하고 위험한 짓은 하지만 도전적이고 생산적인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벌하고 질책할 것 같아서 자신의 마음 속 소중한 꿈에는 섣불리 도전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이 발달되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그리고 장차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에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줄 모르면서 자신의 능력을 올바르게 펼쳐 볼 기회를 만들지를 못한다.

자녀들에게 다른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도 분노나 고함, 또는 질책성 언사가 먼저 나오는 부모는 “아이들 잘못된 행동”을 말하기 전에 부모의 언행에 대해 먼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부모가 자신의 행동을 먼저 들여다보는 일은 그냥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기 행동을 스스로 모니터링 하는 행동 대처법을 사용할 때 이것이 가능해진다.

방법은 부모가 하는 부정적인 행동을 목록으로 만들어서 이런 행동이 하루에, 또는 일주일에 몇 번씩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통계자료를 만들어 본다. 이런 구체적인 자료가 있을 때 비로소 “아, 내가 이런 행동을 이렇게 자주하고 있구나!” 하는 인식이 생겨나게 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행동의 횟수를 하나씩 줄이는 방법을 권한다.
(213)234-8268


리처드 손 / 하버드 카운슬링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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