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산·학생 부족…한국어반 폐지·축소

2010-05-1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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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사이드·반스투벤고 완전 폐지, 루즈벨트만 명맥 유지

시카고시 교육청(CPS)이 제2 외국어 교육을 위한 예산 중 350만달러를 감축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지역 3개 고교에서 진행되고 있던 정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이미 대폭 축소 운영되고 있는 것이 뒤늦게 알려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등록학생수가 적어 더 이상 재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CPS 박란실 행정장학관에 따르면, 지난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어반을 정식 교과과정으로 개설하고 있는 학교는 한인타운 인근의 노스사이드 대입예비고와 루즈벨트고, 반스투벤고 등 세 곳이었다. 이중 한국어 교육을 제일 먼저 실시한 루즈벨트고는 기존의 CPS 예산으로, 2006년부터 시작한 노스사이드와 반스투벤의 경우 연방정부에서 3년간 약 100만달러에 걸쳐 지원한 ‘한국 언어&문화 교육’ 그랜트를 통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연방정부에서 더 이상 그랜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노스사이드의 경우 이미 한국어 교육이 완전히 폐지됐으며, 반스투벤은 지난 2009년 봄학기만 하더라도 CPS측이 기존에 1명의 풀타임 교사를 채용했던 루즈벨트의 프로그램을 하프타임으로 줄이고 나머지 하프타임을 반스투벤으로 옮기기로 결정함으로써 일단 프로그램 자체는 존속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마저도 지난해 가을 학기부터 완전 폐지돼 결국 현재는 루즈벨트고에서 교사 1명이 하프 타임으로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정규과정 3개가 1/2개로 축소된 셈이다.

이처럼 한국어 과정이 폐지, 또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 배경은 단연 한국어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 언어&문화 교육 그랜트를 획득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박란실 행정장학관은 “보통 제2외국어의 경우 풀타임 정규교사 1명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20명의 학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노스사이드는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며 “학교에선 하프타임으로라도 교육을 계속하고 싶어 했지만 재원을 확보할 수 없어 결국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루즈벨트는 수업을 원하는 학생이 그나마 20명이라도 있어서 교사 1명이 하프타임으로 교육하고 있으나 반스투벤은 원하는 학생이 없어 결국 하프타임조차도 폐지됐다. 현재 외국어 교육에 대한 예산이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마 수업이 재개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한국어에 대한 현지사회 학생들의 관심을 늘릴 수 있도록 범 동포사회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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