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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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브라운 (Harry Brown)

2010-04-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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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고 사실적인 범죄 액션물

★★★(5개 만점)

한국전 참전용사인 영국의 베테런 스타 마이클 케인이 주연하는 어둡고(촬영과 색감이 모두 어둡다) 암담하고 가차 없이 사실적인 범죄 액션 드라마다. 찰스 브론슨이 나온 ‘데스 위시’의 영국판이라 하겠는데 케인이 고령이어서 이 영화는 ‘영감의 데스 위시’라 불린다.

천천히 타들어가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본격적인 액션이 있기까지는 영화의 절반을 지나야 한다.


나이 먹은 사람들의 액션영화로 폭력이 노골적이나 결코 필요 이상으로 쓰지는 않고 있는데 액션과 긴장감과 함께 인물들의 성격개발도 잘 됐다. 영국 영화.
런던의 후진 아파트 단지에서 상처를 하고 혼자 사는 전 해병인 해리 브라운(케인)은 연금 수혜자. 조용히 혼자 살기로 작정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젊은 불량배들의 마약거래와 폭력을 못 본체 한다(영화는 케인이 자란 런던의 달동네에서 가까운 이스트 엔드의 악명 높은 헤이게이트 에스테이트에서 찍었다).

그런데 브라운의 유일한 친구인 레너드(데이빗 브래들리)가 깡패들이 모이는 곳에 잘못 갔다가 이들로부터 살해를 당하면서 브라운은 스스로 법집행자 구실을 하로 결심한다. 사건을 맡은 여자 경위 프램턴(에밀리 모티머)은 브라운의 처지를 이해하고 동정하면서도 막상 사건 처리에는 별 성과를 못 보여 브라운은 깡패들을 처벌하기 시작한다.

단독 십자군이 된 브라운은 우선 총을 구하고 군대에서 배운 대로 깡패들을 공격하기 전에 치밀한 작전계획을 짠다. 그리고 깡패들을 하나씩 처단하면서 적을 처리하기 위한 다음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역시 군에서 배운 심문방법을 쓴다.

군에서 철저한 훈련과 실전을 경험한 브라운의 습격에 깡패들은 나름대로 반격을 시도하나 브라운의 적수가 되질 못한다. 이런 액션장면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브라운의 인물묘사와 함께 그의 과거가 알려진다.

은퇴했던 서부의 건맨이 불의를 처단하려고 다시 총을 잡는 웨스턴 형식을 지닌 영화로 특히 볼만한 것은 연기파 케인의 뛰어난 연기다. 그는 지치고 연약한 듯하면서도 강인한 남자의 모습을 힘 있고 차분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끝이 뜻밖에도 해피엔딩이다. 대니얼 바버 감독.

R. Samuel Goldwyn. 랜드마크, 아크라이트, 플레이하우스(패사디나), 유니버시티 타운센터(어바인).



해리 브라운은 깡패들의 만행에 직접 총을 들고 나선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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