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김송희(융자 에이전트)

2010-04-2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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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감시간

새벽부터 부리나케 일어나 아이들 학교 보내고, 일터로 향하며, 다시 돌아와 저녁준비, 늘 반복되는 일상사에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시간은 때론 뿌듯하고,때론 후회스럽다. 그날 하루가 나에게 의미 있었으면 뿌듯하고, 짜증이나 화를 쉽게 내었던 하루이면 후회스러움을 간직한 채 잠자리에 들곤 한다. 대체적으로 반성하는 시간 때문인지 늘 후회스러움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렇듯 마감시간은 하루를 생각하게 하고,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시간이기도 한다. 며칠 전 한국에 계신 친정엄마와 통화했다.

81세의 연세에도 여전히 정정하신 엄마이지만 항상 인생의 마감을 준비하고 계신다.
“너희들 키우며 힘들게 살 때가 좋았어, 나이 먹으니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왜 사는지 모르겠어, 고통 없이, 자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살다가 죽고 싶다. 젊었을 때 재미있게 살아라."

인생의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죽음도 겸허히 받아 들이시는 것 같다. 젊은 날 죽음에 직면한다면 준비가 안되었기 때문에 살고자 발버둥치겠지만, 초로의 노인이 되면 그 누가 말하지 않아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유가 생기는가 보다. 내 마음이 아팠다.


지난 3개월 동안 신문지면을 통하여 독자 여러분들을 매주 만나게 되었음을 먼저 감사하며, 지식을 전하는 글이 아닌 내 영혼을 전하는 글이 쉽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싶다.

우리 교인분 께서 "글 잘 읽고 있어" 스쳐 지나가듯 이야기 할 때는 가슴이 덜컥 할 때도 있었다. 아마 그것은 내 소중 한 것을 들켜 버린 느낌, 감추고서 나만이 간직 하고 싶은 것이었는데 공개되어 소중함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었으리라. 누구든지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함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마감시간이 되고 보니 힘들었지만, 의미 있고 보람되었음을 느낀다. 글을 통하여 나를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또 어렵고 힘든 경우가 있을 때 글로써 선포를 했기 때문에 책임의식을 느낄 때도 있었다.

결국 "여성의 창"은 나를 훈련시키고 다듬는 시간이었기에, 나에게는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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