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종 학생들도 잘 따라하네요”
2010-04-15 (목)
▶ 정식 체육과목 채택 최초 태권도수업
▶ 퀸즈 동서국제학학교 태권도사범들
“첫 수업치곤 학생들이 꽤 잘 따른 편이어서 내심 기대가 커집니다.”
한·중·일 3개 아시아 국가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는 퀸즈 동서국제학학교(교장 벤 셔먼)에서 14일 뉴욕시 공립학교 정식 체육과목으로는 최초로 태권도 수업을 실시한 한인 사범들의 말이다. 단체 생활 경험이 없고 맨발로 바닥에 차렷 자세로 앉아본 적이 없는 대다수 타인종 학생들은 처음엔 수줍은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지만 한인 사범 3명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이내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태권도 교육효과를 엿보게 했다.
태권도 수업을 이끈 이들은 뉴욕 일원 정규학교 체육수업으로 태권도를 보급하는 활동을 하는 비영리기관인 ‘뉴토피아 엔터프라이즈’ 소속의 순수 자원봉사자들이다. 1년 반 전 뜻을 같이 하는 한인 젊은 태권도인들이 뭉쳐 탄생한 ‘뉴토피아 엔터프라이즈’는 ‘코리안 태권도’란 이름으로 그간 퀸즈 25·26학군내 모든 학교에 태권도 체육수업 제안서도 발송하고 학교를 직접 방문해 시범도 선보이며 태권도 보급에 노력해왔다.
지난주 그 첫 결실로 10주 과정의 태권도 수업 허가를 얻어낸 곳이 바로 동서국제학학교<본보 4월10일자 A3면>다. 태권도 3단인 레지나 임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한인 1.5세 태권도인들을 체육 정교사로 양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한국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퀸즈 YWCA를 비롯, 곳곳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태권도 체육 정교사 양성에 일찌감치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충분한 교원 인력을 양성할 때까지는 한국이나 뉴욕 현지에서 유능한 한인 태권도 사범들을 코치 자격으로 학교에 배치해 수업을 운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준비 중에 있다고. 임 대표는 “수요가 있어야 공급도 있는 법이다. 언제까지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빌려 태권도를 보급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현재 뉴토피아 엔터프라이즈는 뉴욕 일원 정규학교에 한국어반 개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뉴욕한인교사회(회장 김은주) 도움으로 한국어반 개설학교에 태권도 수업 병행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점차 참여 학교를 늘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14일 동서국제학학교에서 첫 공립학교 태권도 수업을 이끈 한인 사범들. 왼쪽부터 송재헌 관장, 레지나 임 사범, 이효진 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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