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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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나이트 (Date Night)

2010-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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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틱한 밤에 이게 뭐야”

▶ 웃고 즐길만한 코미디 액션 스릴러

★★★ (5개 만점)


결혼생활이 시들해져서 이것을 재충전하기 위해 모처럼 외식을 나갔다가 신분 오해로 밤새 온갖 고역을 치르는 코미디 액션 스릴러로 다소 엉뚱하고 터무니없고 어리석기도 하나 편안한 마음으로 깔깔대고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데이트용 영화다.

특히 두 코미디언 스티브 커렐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지난 선거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온 새라 페일린을 풍자해 히트한 티나 페이의 아주 잘 어울리는 콤비가 평범할 수도 있는 영화의 수준을 어느 정도 올려놓았다. 둘이 강약의 리듬을 조절해가면서 부창부수하는 연기만 봐도 본전은 건진 셈.


둘 외에도 이 영화에서 볼만한 것은 조연진의 알찬 연기. 마크 왈버그, 레이 리오타 그리고 제임스 프랭코와 그의 연인으로 나오는 밀라 쿠니스 등이 잠깐씩 나와 어찌나 자연스런 연기를 하는지 커렐과 페이의 연기를 무색케 할 정도다.

또 이 영화는 가끔 황당무계한 소리를 하고 있긴 하지만 아이 낳아 기르면서 직장생활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부부의 김 빠져 가는 로맨스와 섹스문제를 상당히 사실적이요 진실하게 다루고 있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뉴저지 교외에서 두 아이 낳고 금슬 좋게 살고 있는 중년의 필(커렐)과 클레어(페이) 포스터 부부는 시간표 작성해 놓고 주 1회 동네 식당에서 밥 먹고 극장을 가지만 모든 다른 아이 키우는 부부들처럼 둘 간의 정열과 로맨스의 열기가 식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필은 회계사요 클레어는 부동산 에이전트.

그래서 필은 둘 간의 로맨스를 재 점화시키려고 즉흥적으로 금요일 저녁에 클레어를 데리고 맨해턴의 고급 식당에 예약도 없이 찾아간다. 물론 테이블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로 필은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게 하려고 트리플혼이라 불리는 부부가 예약한 테이블을 자기들이 그 부부라고 속이고 차지한다.

둘이 로맨틱한 저녁을 한참 즐기고 있는데 난데없이 두 괴한이 나타나 “트리플혼씨 부부 잠깐 좀 봅시다”라며 밖으로 끌고나간다. 그리고 이들은 필 부부에게 총을 들이대고 칩을 어디다 숨겨 놓았느냐고 다그친다(이런 설정이 역시 뉴욕을 무대로 한 신원 오인으로 일어나는 히치콕의 스릴러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연상케 한다).

필 부부는 우리는 트리플혼이 아니라며 괴한들에게 호소하나 별무소득. 그 이후로 필 부부는 밤새 맨해턴이 비좁다하고 도망을 다니면서 온갖 액션과 모험을 겪은 뒤 이 경험으로 인해 부부 간의 사랑과 질긴 인연을 재확인하게 된다. 칩은 뉴욕시 검사장의 불미스런 행동을 담은 것.

이를 둘러싸고 마피아 두목(리오타)이 개입하는데 이들로부터 도망가는 필 부부를 도와주는 사람이 클레어의 고객이었던 상반신을 벗어 제친 보안전문가 홀브룩(왈버그). 필 부부는 계속해 도망가다가 후진 스트립 조인트에서 둘이 댄서로 가장해 얄궂은 섹스 댄스까지 하는데 가관이다.


션 레비 감독. PG-13. Fox. 전지역.


클레어(왼쪽)와 필이 웃통을 벗어 제친 홀브룩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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