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 아니면 안돼?…고민 많다”

2010-04-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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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순 한인회장 당선자 특별인터뷰

▶ 한인회관 건립 종자돈 마련에 최선

“무궁화재단 이사장 때 되면 사퇴”


한인회는 지난달 2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오유순(63세, 사진) 현 회장대행을 제39대 한인회장으로 인준했다. 한인회장 임기는 7월 1일부터 시작되며, 오유순씨는 회장대행 신분으로 취임 전까지 한인회를 대표한다. 오유순 회장 당선자는 6일 본사를 방문해 신임회장으로서의 포부와 한인회관 등 주요 역점 추진 사업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편집자주


오유순 한인회장 당선자는 “올림픽 응원을 하면서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인회장은 부담스럽고 무서운 일이지만 응원하면서 한민족의 가능성을 봤기에 동포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두렵다”며 시종일관 한인회장직을 부담스러워한, 오 당선자는 “한인회는 한인동포 사회의 구심점이다”며 “한인 사회가 뭉쳐야 캐나다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선자는 “한민족은 어느 민족보다 특출 나고 특별하다”며 “한인동포가 캐나다에서 주인 노릇을 하고, 우리 2세가 캐나다인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회장 출마 이유에 대해, 당선자는 “회장 대행으로 한인회를 들여다 보니까, 생각보다 문제가 많았다”며 “지금까지 캐나다 ·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본적이 없으며, 빚이 있어 갚아 나가고 있었다”고 솔직히 밝혔다. 당선자는 “한인회 정관 재정비를 준비하고 있으며, 부채도 많이 갚아나가고 있다”며 “후임 회장에게는 한인회관 건립 등에 필요한 종자돈을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한인회관 건립(이전)을 중점 사업으로 선정해, 기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4일 퍼시픽 아카데미에서 ‘윤형주·김세환 자선음악회’를 준비 중이다. 당선자는 “티켓 판매와 포스터 부착 등이 힘들다”며 “현재 3만5천 달러 넘게 모금했으며, 목표액은 10만 달러이다”고 설명했다. 기금 모금 관련, 당선자는 “경기침체 등으로 한인사업체들이 힘들다”며 “솔직히 손 내미는 것이 힘들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한인 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한인회관 건립에 대해, 오 당선자는 “회관이 있어야, 한인사회가 구심점을 갖게 된다”며 “한인 사회가 종자돈을 만들고, 캐나다 연방정부 · 시청 · 주정부에 보조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선자는 캐나다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 회원 규모부터 물어본다며 “임기 중 한인회 회원 증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선자는 한인회가 대표성을 갖도록 동포사회의 한인회 회원 가입을 호소했다. “한인회 회비는 노인 · 학생 5달러, 일반 20달러에 불과하다”며 “한인회 회원이 몇 만 명이 돼, 우리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하퍼 수상도 어쩔 수 없다”고 당선자는 회원 증대의 중요성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현재 한인회관 건립 기금을 ‘무궁화 재단’이 관리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한인사회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오 당선자는 입장을 밝혔다. 당선자는 무궁화 재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오 당선자는 “현재 한인 사회에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는) 채리티 등록을 한 단체는 한인장학재단과 무궁화 재단 밖에 없다”며 “무궁화 재단에 기부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모금의 편의를 위해 무궁화 재단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한인동포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무궁화 재단은 신협에 한인회관 건립 구좌, 장학금 구좌, 양로원 구좌가 각기 따로 있다”며 “모금 목적에 맞춰 구좌를 사용하며, 돈만 전달하지 일체 경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당선자는 “법(정관)에 따라 무궁화 재단은 모금된 기금을 사용 목적에 맞게 넘겨 줄 뿐이지, 다른 권리 · 권한이 없다”며 “확인을 원한다면, 정관을 팩스로 보내주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단체장 겸임에 대한 우려에 대해, 당선자는 “무궁화 재단은 단체의 하나라기 보다 동포사회를 지원하기 위한 기관이다”며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많이 하지만,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100만 달러를 모금했고 무궁화 재단 설립에 직접 참여한 내가 이사장을 계속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선자는 “무궁화 재단이 처음 여성 봉사모임으로 출발해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남성)외부 명망 인사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당선자는 “곧 한인회 부설 단체로 한인회관 건립위원회가 출범한다”며 “기금은 건립위원회가 관리하며, 한인회장 임기 중 한인회가 채리티 넘버를 취득하면 모금된 기금은 당연히 신설 한인회 채리티 계좌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당선자는 한인회관 기금 모금과 관련 “내 명예를 걸고 하는 일이다”며 “한인회장, 무궁화 재단 이사장 모두 적당한 시기 · 사람이 나오면 물러난다”고 약속했다.
/이정현 기자 info@i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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