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 흐르듯 유연한 선율 ‘편안’

2010-03-1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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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 LA필과 베토벤 콘첼토 협연

깨끗하고 수려한 연주였다.

12~14일 에도 드 바르트(Edo do Waart)의 지휘로 LA 필하모닉과 협연한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Joyce Yang)은 명료하고 섬세한 터치로 베토벤의 피아노 콘첼토 3번을 매끈하게 연주했다.

그녀는 올해 초 인터뷰 때 “피아니스트는 가장 오개닉하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전달해야 한다. 숨 쉬듯 물 흐르듯 있는 그대로 음악의 본질을 전하는 것이 연주자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꼭 그러한 연주였다.


무엇보다 지휘자 에도 드 바르트와 LA필과 일체감을 보이며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사운드가 사랑스러웠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솔로이스트로서 드러매틱한 감정 표현이 다소 절제된 듯 느껴진 것이다. 연주에 좀 더 몰입하여 자신을 맘껏 드러냈다면 더 화려했을 것이나 아무튼 그래도 기량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연주였다. 특히 홀로 엮어가는 카덴자에서 대단히 성숙한 연주를 선사했다.

긴 생머리를 올 백으로 넘겨 하나로 묶어 내리고 우아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조이스 양은 놀라울 정도로 여유 있고 자신감 넘치는 공연 자세와 무대 매너를 보여주었다. 이제 스물세 살의 신예임에도 어디서 그런 자신감과 여유가 나오는지, 거의 만석을 이룬 청중을 하나로 사로잡으며 연주를 마쳐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LA타임스는 조이스 양의 연주는 바르트의 음악과 동떨어진 연주였으며, 평이하고 쉬운 연주를 보였다고 짤막하게 리뷰했는데 첫날 금요일 저녁 연주 때는 어땠을지 모르나 일요일 낮의 마지막 공연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LA타임스는 지난해 9월 양의 할리웃보울 데뷔 공연도 그다지 후하게 리뷰하지 않았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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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이스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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