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게임에 스트레스 훌훌”
2010-03-12 (금) 12:00:00
회비도 등록비도 없이
10대부터 55세 연령층
40여명 “비와도 뛰어요”
어바인 유니버시티팍(컬버&마이클슨)에서 지난 6년 동안 매주 일요일 하루도 빠짐없이 축구를 즐기는 축구 매니아들이 있다. 이들은 축구팀 이름도 없고 남가주에서 개최되는 축구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고 있다.
오직 축구만 즐기고 있는 이들은 6년 전 어바인의 ‘한믿음교회’ 교인 10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0~40명이 참여하고 있다. 특별히 등록비, 월 회비도 없고 축구화만 신고 운동장으로 가면 된다. 이 공원은 평상시에 축구 골대가 3개 설치되어 있고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어 리스비를 따로 낼 필요가 없다.
이들의 연령은 초등학교 4학년에서부터 55세 사이의 다양한 계층으로 주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다. 함께 공을 차는 멤버들은 주로 한인들이지만 간혹 다른 민족들도 섞일 때가 있다.
이 축구팀의 감독 역할을 하고 있는 심용섭씨는 “지난 6년 동안 비가 와도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장에서 공을 차왔다”며 “이제 멤버들은 내일 비가 온다는데 공을 찰 것인지를 질문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축구 매니아’인 이들은 단순히 공만 차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기량을 갖추기 위해 콩코디아 대학교 축구팀 감독에게 간혹 지도를 받는다. 아직 축구시합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아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평가할 수 없다.
심용섭씨는 “축구대회에 참가하지 않아서 우리 팀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지역에서는 우리 팀을 당해낼 수 있는 팀이 아마 없을 것”이라며 “어느 팀과 시합을 해도 지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축구를 6년 동안 빠짐없이 해올 수 있었던 것은 축구를 통해서 이민사회에서 겪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멤버는 “이민 와서 유일한 낙은 일요일에 축구하러 나오는 것”이라며 “바쁜 이민생활을 하다 삶의 여유와 쉼을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뛰면서 느낀다”고 말했다.
<문태기 기자>
6년째 매주 일요일 하루도 빠짐없이 유니버시티팍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는 멤버들이 운동장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