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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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스 데이 (Valentine’s Day)

2010-0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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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젤리노들의 달콤한 로맨스

▶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앙상블 캐스트 볼만

★★½ (5개 만점)


오는 14일 밸런타인스 데이에 맞춰 급조한 영화로 내용보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앙상블 캐스트가 볼만하다. 예쁘고 몸매 날씬하고 섹시하고 잘 생긴 수십명의 남녀 스타들을 모아놓은 뒤 그들을 둘러싸고 얘기를 짜 맞춘 달기만하고 자양분은 하나도 없는 알사탕 같은 영화다.

다양한 연령층(물론 젊고 잘 생긴 층이 주류지만)의 앤젤리노들이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사랑을 잃고 찾고 또 재확인하고 자기를 버린 사람에게 복수하는 얘기를 얼기설기 연결했는데 겉으로는 알록달록하지만 속은 텅 빈 영화다. 많은 배우들도 대부분 소모품으로 제 구실을 못하는데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배우들 얼굴 보기 위해 가서 볼만은 하다.


나오는 여자 배우들로는 제시카 알바, 제시카 빌, 줄리아 로버츠, 앤 해사웨이, 제니퍼 가너, 엠마 로버츠, 셜리 매클레인, 퀸 라티파, 캐시 베이츠 및 얼마 전 그래미 시상식서 여러 개의 상을 탄 컨트리 싱어 테일러 스위프트 등. 남자 배우들로는 애쉬턴 쿠처, 토퍼 그레이스, 브래들리 쿠퍼, 제이미 폭스, 조지 로페스, 테일러 로트너, 패트릭 뎀시, 에릭 데인 및 헥터 엘리손도 등.

감독은 ‘프리티 우먼’의 게리 마샬인데 그는 영화에서 서푼짜리 바이얼린 악사로 캐미오로 나온다. 또 영화는 ‘프리티 우먼’을 찍은 베벌리 윌셔 호텔, 베니스의 운하, 유명 식당 비스트로 가든스, 다운타운의 꽃시장 그리고 할리웃 사인 아래 개공원 및 왕년의 빅 스타들이 묻혀 있는 할리웃 포에버 묘지와 센추리시티의 굴지의 연예 대행업체 CAA 빌딩 등에서 찍어 또 다른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얘기는 밸런타인스 데이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이들 앤젤리노들(초등학생에서부터 고교생과 젊은 청춘 남녀와 중년층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각계각층이 나온다)의 로맨스와 상심 그리고 사랑을 찾고 지키고 또 잃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높낮이로 꽃과 초컬릿과 카드와 선물 및 식당 등이 끊임없이 나온다.

얘기는 대충 다음과 같다. 모처럼 만나 사랑에 빠진 남자(뎀시)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어서 이에 복수를 시도하는 초등학교 여선생(가너), 이 여선생을 사랑하는 조숙한 어린 제자, 영화의 많은 인물들이 거쳐 가는 꽃가게의 주인(쿠처)과 그가 결혼을 청하자 이를 거절하는 사랑보다 자기 인생이 더 중요한 동거녀(알바), 세상이 깜짝 놀랄 기자회견을 하는 프리에이전트 풋볼스타(데인)의 고독한 여성 홍보담당자(빌)와 스포츠 전문 TV기자(폭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에서 서로의 처녀성과 동정을 잃기로 작정한 고3년생(엠마 로버츠와 카터 젠킨스) 그리고 이들의 친구로 교정에서 마구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 동급생(로트너와 스위프트-그런데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스위프트는 너무 까불어대 보기가 민망하다), 유럽에서 LA로 오는 여객기 안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멋쟁이 남자(쿠퍼)와 단 하루 휴가를 받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오는 여군대위(줄리아 로버츠) 그리고 자기 애인(해사웨이)이 부업으로 폰섹스를 하는 것을 알고 절교를 선언하는 시골서 올라온 젊은 남자(그레이스) 및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그 동안 오래 숨겨둔 비밀을 남편(엘리손도)에게 고백하는 할머니(매클레인) 등.

이들의 얘기가 어떤 것은 서로 연결되고 또 다른 것은 저 혼자 놀면서 영화가 계속되는데 연기와 대사가 모두 별 볼일 없다. PG-13. New Line.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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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게 주인(애쉬턴 쿠처)이 자기 친구인 초등학교 교사(제니퍼 가너)에게 꽃배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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