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구사 능력과 학업 가장 중시
예체능은 특출한 수준 돼야 인정
2월1일부로 대학은 물론 대부분의 사립 중고등학교와 보딩스쿨의 입학원서 마감일이 지나고, 이제 학부모와 학생들은 결과만을 기다릴 뿐이다. 3월10일이면 보딩스쿨이 일제히 입학사정 결과를 발표하며, 대학은 4월1일 전후로 신년도 신입생 선발 결과를 발표한다. 과연 우리 아이는 합격의 영광을 누릴 것인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Q우리 아이도 명문 학교에 진학하려고 공부 외에 여러 가지로 준비할 만큼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 학교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A이 질문에 대해서는 학교 레벨마다 다릅니다. 특히, 대학은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동일한 답변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한인 학생 및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명문 보딩스쿨의 경우를 중심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습 능력이 가장 중요한 점검 요소입니다. 입학 사정관들은 그 가운데 학생들의 영어 구사 능력을 가장 유의하여 지원자의 자격을 심사합니다. 영어 교사의 추천서, 입학 시험의 영어 부문 점수, 에세이에 드러난 작문 능력 및 인터뷰 과정에서 드러나는 대화 능력 등을 말합니다. 특정 학교는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입상 성적을 올린 경우, 특별히 선발해 주기도 합니다. 특기로 말하자면, 학교 대항전 종목의 운동에서 뛰어난 기록이나 성적을 올린 선수 수준이나 오케스트라에 속한 악기의 우수한 연주자나 댄스 등 공연 예술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Q학교 대항전 종목의 운동이란 무엇을 말하나요?
A각 사립학교나 보딩스쿨은 다양한 수준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참가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은 크게 학교 대항전 종목과 클럽 단위의 운동부가 있습니다. 대항전 종목은 세분하여, 학교 대표를 말하는 Varsity, 2진에 해당하는 Junior Varsity, 그리고 3진, 또는 저학년 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펜싱이나 양궁의 경우, 지역에 따라 클럽은 있어도 외부 학교 팀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종목은 아닙니다. 따라서 그만큼 학교에 대한 기여도가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운동 종목에서 특기자로 인정되려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어야 하나요?
A수영이나 달리기 골프 테니스 등 개인 종목에서는 입상 기록이나 개인 기록이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학교 대표 수준을 넘어서 각종 대회에서 입상 기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특기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악기 연주자의 경우 특기자로 인정받으려면 꼭 경연 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하나요?
A입상 실적이 있으면 좋습니다. 없어도 학교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 오케스트라에서 수석 연주자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조건은, 해당 학교에서 해당 악기 연주자를 찾는 경우에 한해서 특기자로 입학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Q지금 언급한 수준에 올라 있는 학생들은 거의 없을 텐데, 특기자로 선발될 가능성이 없는 운동이나 악기연주 수준이라면 이를 포기해야 하나요?
A학생이 좋아한다면, 이를 취미 차원에서 권장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특기자가 될 수도 없고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취미인 이상 과도하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아침 8시 전후부터 오후 3시 전후까지 교실에서 학습 프로그램을 소화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생활에서 아카데믹 영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학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네다섯 과목만을 수강하도록 되어 있지만, 대학생들은 주중의 대부분의 시간을 수업에 관련된 활동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학생이 되려면, 엑스트라 활동보다 아카데믹 영역에서 강한 학생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필자가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입학 과정을 도와주는 대부분의 학생 역시 엑스트라 활동은 화려하지만, 특기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는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학교 공부 역시 A 수준에 해당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심 영역이나 분야를 계발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공부든 운동이든 악기든 학교 안에서는 두루 두루 잘하는 편이지만 특기라 할 만한 수준에 오른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야, 명문 보딩스쿨이나 대학교에 가서 평범한 학생이 되고 말지요. 입학도 중요하지만, 결국 운동이나 악기가 아닌 공부가 특기인 학생이라면 학교 과제를 마치고 매일 최소 두 시간씩 개별적 학습에 투자해야만 성공적인 학생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문제는 학생들이 진학에만 염두에 두고 있는 데서 비롯되는 지도 모릅니다.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좋지만, 틈틈이 아이들이 꿈을 기르고 이를 실현해 가도록 재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운동 특기자가 되려면 각종 대회에서 입상한 기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고교 여자농구 경기 모습.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