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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코너리가 나온 007시리즈 제2탄 ‘007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의 제목을 흉내 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폭력이 나무하는 액션 스파이 스릴러는 과거 나온 온갖 스파이 영화와 액션영화의 이 부분 저 부분을 빌려다 짜깁기한 누더기 같은 영화지만 골수분자 액션영화 팬들은 즐겨 볼 것이다.
프랑스의 액션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뤽 브송이 제작하고 프랑스 현지에서 찍었는데 그의 중구난방식의 액션이 난리법석을 떤다. 비디오게임 같은 영화로 존 트라볼타가 민둥머리를 하고 시종일관 자기 딴에는 재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쓸데없는 소리를 주절대면서 마구 총질을 하는데 그가 아마도 파리 구경도 할 겸 용돈도 벌 겸해서 나온 것 같다.
파리 주재 미 대사의 보좌관인 젊은 제임스 리스(조나산 라이스 마이어스)는 일종의 부업으로 대사도 모르게 CIA의 최하위 요원으로 일한다. 이중생활자인 그의 꿈은 액션이 가득한 모험을 하는 일선 스파이가 되는 것. 제임스에게는 예쁜 프랑스 연인 캐롤라인(카시아 스무트니악)이 있다.
CIA에서 제임스에게 테러리스트를 처치하기 위해 파리에 파견된 찰리 왝스(트라볼타)의 파트너 노릇을 하라고 지시가 떨어지면서 제임스는 마침내 진짜 스파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찰리는 약 먹은 갱스터처럼 법보다 총질이 먼저인 무자비한 킬러로 말이 많은데 마치 만화영화의 벅스 버니가 환각제를 흡입한 것처럼 군다. 제임스가 찰리를 만나자마자 액션이 콩 튀듯 하는데 처음 액션 장소인 중국식당에서 슬로모션으로 보여주는 액션 신이 가관이다.
제임스는 여기서 챙긴 코케인을 큰 화병에 담아 그 뒤로 영화 절반가량을 들고 다니는데 이유는 묻지 마시라. 이어 액션은 사창가와 파리 교외와 에펠탑과 세느 강변을 따라 옮겨 다니며 벌어지는데 제임스는 찰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죽을 고생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수 배운다.
찰리가 잡으러 온 자는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미국의 고위급 정치인을 죽이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한 자살폭탄 테러리스트인데 과연 이 자가 누구일까요. 공항에서 회의장으로 달리는 리모에 탄 미국 대표와 그 뒤를 쫓는 테러단 두목 그리고 이 뒤를 쫓는 찰리 간에 초고속 도주와 추격전이 벌어진다. 속편을 만들 것처럼 끝이 나오는데 그만 두는 것이 좋겠다.
중간의 얘기들이 뚜렷한 타당성이나 이유도 없이 제 멋대로 들쭉날쭉 하는데 도대체 테러범 잡으러 온 찰리가 양손에 든 우지 기관총을 딱총 쏘듯 하면서 중국인 드럭 딜러들을 황천으로 보내는지 알다가 모를 일. 찰리에 의하면 그가 죽인 나쁜 놈들은 시간 당 한 명 꼴인데 영화 내용이 이틀에 걸친 것이니 그가 그동안 모두 몇 명을 죽였는지 한번 계산해 보시도록.
피에르 모렐 감독. R. Lionsgate. 전지역.
킬러 스파이 찰리(왼쪽)와 그의 제자격 파트너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