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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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Fish Tank)

2010-0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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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

▶ 런던 달동네 15세 소녀의 삭막한 삶

런던 북동부에 있는 에섹스 카운티의 달동네에서 철없는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사는 강인하고 찌무룩한 15세 소녀 미아의 삭막한 삶을 그린 영국 작품으로 작년 칸영화제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자신의 환경에 반항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 그리고 소녀의 물이 막 오르기 시작한 성적 본능과 자각을 한 치의 감상성이나 도덕적 설교 없이 사실 그대로 그리고 정직하게 그린 강렬한 소품이다. 확실한 연출과 비배우인 주연 소녀의 연기가 매우 훌륭한 영화다. 10대의 영화이지만 내용은 성인용이다.

학교에서 퇴학당한 미아 윌리엄스(비배우 케이티 자비스)는 낮에는 술이나 마시고 빈 아파트에서 힙-합 춤을 추면서 소일한다. 외톨이 형이어서 친구도 별로 없다. 미아는 틴에이저 같은 젊은 엄마 조앤(키어스톤 웨어링)과 자기를 따르는 꼬마 여동생 타일러(비배우 레베카 그리피스)와 툭하면 다퉈 집안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이 집안에 조앤이 신체 건강하고 잘 생긴 애인으로 시큐리티 가드인 코너(마이클 화스벤더)를 들어앉히다시피 하면서 성적으로 강한 호기심을 겪고 있는 미아의 삶에 일대 변동이 생긴다. 미아는 처음에는 코너에 대해 적대적이나 자기에게 친절히 굴면서 어른 되는 교육을 시켜주는 그에게 서서히 끌리는데 코너도 마찬 가지.

둘 간의 닿을 듯 말 듯한 성적 긴장감이 매우 자극적이고 아슬아슬하다. 코너의 미아에 대한 접근 방식과 제스처와 태도와 대사가 미성년자를 건드리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욕망을 자제하려는 남자(남자는 다 늑대다)의 묘한 이중성과 갈등을 기막히게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런 코너와 어른이 다 되다시피 한 미아가 어디로 갈지는 뻔한 사실.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는 미아의 복수극이 펼쳐지는데 미아는 역시 아직 소녀여서 엄청나게 큰일을 저지르지는 못한다. 그리고 미아는 자기가 안무한 춤으로 클럽의 댄서로 취직하려고 응모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이를 포기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일부지역.


HSPACE=5
15세 난 미아는 자기 주변에 반항하면서 소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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