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 벤자민 카도조 고교 12학년 신아름 양
2009-12-21 (월)
세계 최고의 ‘호텔리어’를 꿈꾸는 신아름(17·벤자민 카도조 고교 12학년)양.
우연한 기회에 지난해부터 호텔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호텔에 관한 각종 기사와 정보를 수집하며 나름 관련분야의 흐름을 꿰뚫는 안목을 키워나가고 있다. 호텔리어라면 다양한 기호와 개성을 지닌 고객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줄 알아야 할 터. 이 역시도 일찌감치 깨달음을 얻은 바다. 바로 학교 봉사활동 모임인 ‘범블비 클럽(Bumble Bee Club)’을 통해서다.
클럽에서 맡은 역할은 재학 중인 고교 인근 PS 46 초등학교를 매주 한 번씩 찾아가 어린 학생들에게 서반아어를 가르치는 일. 지난해부터 참여하기 시작해 올해로 2년째 직접 수업계획표도 작성하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터득한 덕분이다. 활동 초기 ‘사람마다 모두 제각기 다른 법이니 학생들 하나하나 세심히 잘 파악해서 그들의 눈높이에서 지도하도록 노력하라’는 부모의 가르침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고.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들과의 수업이 거듭될수록 비로소 가르침의 참뜻을 조금씩 알아가게 됐고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호텔리어가 고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서비스 정신을 얼마나 투철하게 필요로 하는지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
스스로는 학생들을 가르친다기보다는 그들과 함께 있어 따뜻함을 느끼는 시간들이었다고 평가하는 동시에 호텔리어의 품성을 교육받는 훈련과정의 하나로도 여기게 됐을 정도다. 흔한 의대나 법대 진학 대신 난데없이 호텔경영을 전공하겠다는 선언에도 ‘한 번 멋지게 도전해 보라’며 용기를 불어넣어준 부모의 응원이 빠른 깨달음을 얻게 된 반석도 됐단다.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고 아는 것이 호텔리어의 밑천이란 생각에 올 7월부터는 미주한인청소년재단에서 인턴 근무도 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이 청소년 지도자 프로그램 ‘와플(WAFL)’에서
교육받는 동안 그들과는 다른 위치에서 프로그램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금요일마다 찾는 사무실에서 게시판 꾸미기와 서류작성 및 정리, 우편발송등을 도맡고 있지만 무엇보다 뉴욕 한인사회를 깊숙이 알게 된 유익한 기회가 됐다고.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손재주도 뛰어나 종이접기, 바느질, 뜨개질 등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마이다스의 손이 부럽지 않을 정도란다.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 초등학교 때 생애 처음 은상으로 입상한 한국일보 주최 미술대회는 잊지 못할 추억이지만 이후 그림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시간나면 인물보다는 사물화와 풍경화를 틈틈이 그리며 못다 이룬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퀸즈 YWCA의 방과후 프로그램과 서머캠프 보조교사 등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한 결과 지난해에는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도 수상했다. 지난해 처음 접한 배드민턴에도 요즘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지만 대학에 가면 초등학교 때 배우다 중단한 피아노도 다시 시작하고 여행도 자주 하고 싶단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지만 집에서 주로 한국어를 사용하고 주말 한국학교도 열심히 다닌 덕분에 한국어 구사는 한국에서 자란 학생 못지않게 유창하다. 굳이 흔한 영문 이름보다 ‘아름’이란 예쁜 한국이름을 갖게 돼 행운으로 생각한다는 임양은 신재욱·장소진 부부의 1남1녀 중 첫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