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태스틱 미스터 폭스’ (Fantastic Mr. Fox)
2009-11-13 (금)
★★★½ (5개만점)
영국의 동화작가 로얼드 달의 글이 원작. 독특하고 개성이 뚜렷하며 다소 괴팍한 작품을 만드는 젊은 감독 웨스 앤더슨의 스톱 모션 만화영화다. 이번에도 매우 독창적이며 개성과 성격과 내용과 모양이 모두 뚜렷한 작품을 만들었다.
복고풍의 영화로 지적이고 세련미를 갖췄으며 또 우아하기까지 한데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즐길 만한 작품이다. 모험심 강한 여우 가장과 그의 일가족 그리고 그의 짐승 동료들이 인간과 맞서 대결하는 얘기로 특히 만추의 황금빛 색깔이 황홀하다. 그리고 ‘데이비 크로켓의 발라드‘ 등 옛날 노래들로 짜인 사운드 트랙도 좋다.
미국 호박빛 색깔의 신사복으로 정장한 미스터 폭스(조지 클루니 음성)는 자기를 야성적인 존재로 생각하면서 모험을 즐기는 괴짜다. 날씬한 미녀 아내(메릴 스트립)는 그래서 늘 남편보고 진중하라고 당부한다. 둘 사이에는 큰 아들 애쉬(제이슨 슈와츠만)가 있는데 애쉬는 자기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미스터 폭스의 집 근처에는 세 농가가 있는데 미스터 폭스가 툭하면 이 농가들의 농산물을 훔치는데다가 여우의 모피가 값 비싸 세 농가의 주인들은 미스터 폭스를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그리고 이들이 미스터 폭스를 잡으려고 저격수까지 고용한 뒤 땅굴을 파 들어가면서 미스터 폭스 일가는 역시 땅굴을 파 도주를 하는데 이 장면이 아주 재미있고 또 시각 기술면에서도 훌륭하다.
미스터 폭스는 도주 중에도 농가에 잠입해 잔치를 벌여도 될 만큼 충분한 양의 농산물을 훔쳐 세 농부들의 노기가 충천한다. 미스터 폭스 일가의 도주에 동참하는 짐승들이 미스터 폭스의 줏대가 약한 사촌 크리스토퍼슨(에릭 앤더슨)과 주머니쥐 카일리(왈리 월로다스키)와 오소리 변호사(빌 머리).
마침내 세 농부들과 그들이 고용한 졸개들 그리고 미스터 폭스 일가와 그의 동료들 간에 요란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얘기는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모형에 진짜 털을 입힌 여우들의 모양이 구식 스타일을 갖췄는데 컴퓨터 기술로 만든 것과 달리 자연스러워 친근감이 가는데 여우와 나머지 짐승들의 개성 있는 모양과 함께 배우들의 음성 연기가 좋아 마치 살아 있는 동물들처럼 활기차다. 특히 클루니와 스트립이 음성으로 표현하는 부부애가 은근하니 로맨틱하다.
앤더슨의 특징인 자기도취적인 연출 스타일은 때로 거부감을 주지만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좋은 영화다.
PG. Fox. 전지역.
미스터 폭스와 동료 설치류들은 인간에 대항해 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