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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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움직여라

2009-11-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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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The Record)지 최신호는 미국의 활발한 자선단체들의 움직임을 보도했다. 암 협회는 모금행사 한 번에 7만 달러를, 아이티 구호협회는 걸식 아동을 위하여 50만 달러를, 당뇨협회도 모금 걷기대회를 계속함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의 구호와 학술연구를 돕는 비영리 단체는 2만개이고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모금 성과는 날로 증가 일로에 있다고 한다.

이런 성과는 거저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 뒤에 계속 노력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암과의 싸움’(Beat Cancer)이라는 단체는 암 예방에 대한 편지를 20만9,771통 발송함으로써 계몽편지 발송 세계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랐다. 인류역사는 움직이는 사람들에 의하여 꾸며지고 있다.

몬클레어 대학의 콘스탄트 개거 교수는 6,877쌍의 부부생활을 조사한 연구서적 ‘누가 시간이 있느냐’(Who has the time?)를 내놓았다. 대체로 가사는 아내가 남편보다 더 많이 하고(41시간:23시간) 바깥 벌이는 남편이 아내보다 더 많은 하는 편인데(34시간:20시간) 남녀 모두 집안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성생활도 활발하다고 한다. 개거 박사는 행복은 활달하게 움직이는 사람의 것이라고 말한다.


인생은 3단계이다. 20세까지는 누군가의 지도로 행동한다. 21세부터 65세까지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때이다. 그러나 66세부터는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할 때이다. 그러니 직업생활에서 은퇴해도 그 뒤의 인생이 정말 활동다운 활동, 인생다운 인생을 살 때이다. 늙었어도 계속 움직여야 한다. 백발의 관을 썼더라도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삶의 맛이요 힘이기 때문이다.

장수와 단명은 단순히 허비한 시간과 활용한 시간의 차이로 결정된다. 영국이 낳은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의 정력을 보라. 40년 동안 하루 평균 250마일을 말을 타고 여행하며 전도하였다. 평생 4만회의 설교를 하고 400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10개 국어에 능통하였고 83세 생일에 “이제는 하루 15시간의 집필이 어렵겠다”고 일기에 썼다. 86세 때의 일기에는 “이젠 나도 아침 5시 반까지 자게 되었다”고 적었다. 60년 동안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났고 5시에는 설교를 하였다. 그는 엄청난 분량의 독서를 하였는데 그 대부분은 말을 타고 여행하며 읽었다.

초인간적이어서 이런 사람을 닮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최선을 다하여 쓰는 것이 나의 인생을 잘 사는 것이다. 요즘 풋볼 시즌이다. 풋볼의 생명은 부딪침(태클)에 있다. 전속력으로 마주 달리는 두 선수가 황소처럼 머리와 머리를 부딪칠 때는 구경하는 사람도 정신이 아찔해진다. 멀리서 보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일도 실제로 부딪쳐 보면 가능한 경험을 많이 한다.

시인 존 색슨은 애인이 우울할 때 이런 시를 적어 보냈다. “밝은 얼굴이/ 당신을 움직이지 못할 때/ 어두운 낯이 된다고/ 새 것이 오겠습니까.” 신앙이란 일종의 낙관주의이다. 참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슬픔도 부딪쳐 보면 뜻밖에 견딜 수 있음을 안다. 부딪치는 힘이 신앙이다.

미리 염려할 것은 없다. 문제가 있으면 부딪쳐야 한다. 그것이 삶의 용기이고 성공의 비결이다. 부력을 믿고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피안에 도달할 수 있다.


최효섭 /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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