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뉴잉글랜드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날씨는 선선하고 가을 햇살이 밝게 비치면 나뭇잎들이 붉은색, 오렌지색, 노란색으로 화려하게 변한다. 학문의 꿈을 안고 전 세계에서 모인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대학원생들이 함께 모이기 시작하는 이즈음 보스턴은 이들의 젊은 기운과 설렘으로 충만하다.
아쉽게도 나는 뉴잉글랜드 가을이 주는 이런 즐거움을 누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나와 우리 회사에게는 9월부터 12월이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 때문인데, 새 학년이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기간은 고등학교 시니어들과 함께 대입지원서를 준비하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우리의 모든 초점이 대입지원에 맞추어 진다. 12학년 학생들과 면밀한 전략을 수립하고, 학생에게 맞는 대학을 선정하며, 어느 대학을 조기 지원할 것인가도 결정한다. 또한 시니어 학년 동안 수강할 수업도 선정하는 등 세밀하고 적합한 전략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모든 지원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원서라는 퍼즐을 맞추는데 필요한 여러 조각들 가운데 에세이는 단연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대체로 에세이 작성에 지원자들의 시간과 관심이 가장 많이 요구되며, 더러는 에세이 때문에 지원서 제출이 막판까지 지연되기도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에세이(많은 대학들이 ‘자기 소개서’라고 부름)는 지원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입학사정관들은 입학 사정을 하는 과정에서 에세이가 흔히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에세이는 백지 위에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써서 자신을 합격시켜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에세이가 과연 다 읽혀질 것인지를 의심한다. 필자가 확언하는데 모든 일류 대학들은 입학사정에서 에세이를 매우 중요하게 취급하며 아주 철저하게 읽는다.
UC 버클리나 미시간대학 같은 큰 주립대학들의 경우에는 에세이가 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비리그 수준의 대학들은 입학 결정 과정에서 에세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학업성적이나 시험성적 등이 비슷한 후보자들 가운데서 누군가를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 에세이다.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는 하나의 중심 에세이와 또 다른 짧은 에세이를 요구하지만, 대부분의 상위권 25개 대학들은 보충에세이(Supplemental Essays)들을 추가로 요구한다. 바로 이런 에세이들이 지원자로서 학생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학업성적이나 시험성적은 바꿀 수 없는 결정된 수치이고, 추천서 또한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이 평가한 것이지만, 에세이야 말로 자신에 대해 자기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간이다.
고등학교 시니어 학생이 가을에 자신의 대학지원서를 놓고 씨름할 때, 이제 와서 자신의 성적을 바꿀 수는 없으며 선생님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에세이에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결정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에세이는 자신이 개성이 넘치는 뛰어난 사람으로 왜 반드시 합격해야 할 지원자인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강력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기회인 것이다.
입학사정관과 컨설턴트로서 지난 15년 동안 수 천 장의 지원자 에세이를 읽어 본 필자는 많은 학생들이 에세이 작성과정에서 저지르는 공통의 실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심각한 실수 중에서도 에세이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대표적인 세 가지 잘못을 꼽는다면 다음과 같다. 1) 엉터리 작문 실력 2) 잘못된 주제 선정 3) 잘못된 논조.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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