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구장 브롬 주교 집전, 반영억·안철민 신부 인사도
가톨릭 샌디에고 교구장 로버트 브롬 주교는 지난 4일 SD 한인천주교회를 방문, 반영억 신부 환송 및 안철민 신부 환영미사를 집전했다.
추석을 맞아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추모하고 자비를 기원하는 합동미사를 봉헌한 800여명의 신자들은 고운 한복으로 명절 분위기를 띄우며 햇과일과 송편을 함께 나누는 한국 고유풍습의 맥을 이었다.
브롬 주교는 이날 4년6개월간 희생과 봉사로 혁혁한 사목을 펴고 청주시 노인종합복지관 관장으로 부임하는 반영억(라파엘) 신부에게 공로패를 수여하면서 주교를 상징하는 주게또(빨간 모자)를 씌워주며 “장차 주교가 돼 달라”고 격려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신자들은 “순명으로 사목한 사제에게 주교님이 공로패를 수여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로써 경사”라며 열광적인 환호와 갈채로 화답했다.
브롬 주교는 “사랑이 없으면 은총도 없으며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십자가 안에서 수직적인 하느님 사랑과 수평적인 이웃 사랑을 실천할 때 사랑의 응답이 있다”고 강론하고 안철민(아브라함) 신부 부임으로 더욱 활기찬 한인 성당으로 성장하길 축복했다. ‘사랑’이라는 닉네임을 지니고 다니는 반 신부는 부임 초 250여명에 불과했던 신자를 현재 800여명이 넘는 큰 한인 성당으로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새 성전을 건립하는 역사적인 일을 주도했다.
반 신부는 이날 지난 4년반 동안 사목활동을 지원해준 브롬 주교와 신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공동체로서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한인 성당을 위해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길” 요청했다.
반 신부는 한국 가톨릭 신자의 열정적인 믿음생활과 유고한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브롬 주교를 이미 한국으로 초청해 놓은 상태다. 모든 파견 신부들이 그렇듯이 반 신부의 귀국 보따리에는 몇 벌의 내의와 몇 켤레의 양말뿐이다. 그것은 재임기간 받은 생활비와 도처에서 행한 강사료 등 10만달러를 청소년 육성비 등 모든 심신단체에 기증했기 때이다
이날 추석 합동미사는 바이얼린 3중주와 피아노의 신명나는 민요풍 장단에 맞춘 국악 미사곡으로 한국 고유명절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미사를 마친 교우들은 새 성전으로 자리를 옮겨 풍성한 햇과일과 떡 등을 나누며 한가위 잔치를 즐겼다.
<최갑식 기자>
미사를 마친 로버트 브롬 주교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왼쪽은 반영억 신부, 오른쪽은 안철민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