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본 내모습’ 개성있게, 돋보이게
2009-10-05 (월)
개학과 함께 12학년생들의 대학 입시경쟁이 막을 올렸다. 학교 수업과 함께 지원서 작성 등 이중 삼중의 일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자칫 작은 실수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매사 철저한 확인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 지원자들이 지원서 작성에서 서둘러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교사와 카운슬러의 추천서를 받는 일이다. 추천서는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를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사립대 지원에서는 그 비중이 공립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것을 단시일 내에 만들어준다는 것은 내용과 방향이 빈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서둘러 이를 부탁해야 한다. 김순진 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이자 교육학 박사를 통해 추천서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봤다.
추천서는 자신을 가장 알고 있는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부탁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의 교사 추천서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 추천서는...
쉽게 정리한다면 지원한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착하고 훌륭한 학생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이 아닌,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동안의 삶에서 어떤 동기나 자극이 생활에 변화를 불러왔는지 등을 교사와 카운슬러의 글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UC계열과 칼스테이트 계열의 4년제 주립대학에서는 교사나 카운슬러의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립대학에서는 2명의 교사 추천서와 1명의 카운슬러 추천서를 요구한다.
추천서 자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또는 모든 조건이 비슷한 지원자 중에서 한명을 선택해야 할 경우에 추천서의 역할이 클 수 있다.
■ 추천서 받기와 주의사항
1. 일단 지원 예정 대학의 리스트가 작성되었으면,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추천서 수와 추천서를 써줄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경우 2명의 교사와 1명의 카운슬러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교사 추천서는 학생의 아카데믹한 능력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카운슬러가 쓰는 추천서는 학생의 인품, 도덕성, 책임감, 리더십 등 전인적인 평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2. 추천서를 잘 써줄 수 있는 교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될 수 있으면 영어, 수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아카데믹한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중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온 과목의 교사를 선택하도록 한다. 동시에 비록 그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으나, 자신의 실력이나 장점을 특별히 인정해 준다는 느낌이 없으면,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해 자신에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교사로부터는 열성이 담긴 추천서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유의하자. 또 수학이나 과학을 아주 좋아하고,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영어 교사에게 부탁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그래서 평소에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강조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11학년 때 교사가 가장 좋다.
12학년을 담당한 교사로부터 추천서를 받을 수도 있지만 11학년 때의 교사를 택하는 것이 12학년 교사를 택하는 것보다 낫다. 아무래도 1년 동안 배웠던 11학년의 교사가, 새 학기를 시작한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12학년 교사보다 자신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4. 카운슬러 추천서
카운슬러 추천서는 담당 카운슬러나, 칼리지 카운슬러에게 부탁할 수 있다.
칼리지 카운슬러가 따로 없는 학교라면, 자녀를 담당하고 있는 일반 카운슬러의 도움을 받는다. 일반 카운슬러와 칼리지 카운슬러 둘 다 있는 경우에는, 역시 자신의 인품과 도덕성, 리더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카운슬러를 택한다.
5. 시간이 필요하다
추천서를 써달라고 부탁할 때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어야 한다.
바쁜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부탁하는 학생들 전부에게 추천서를 써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원서마감일이 가까워서 부탁하는 학생들은 십중팔구 원하는 교사로부터 좋은 추천서를 받기가 어렵다.
6. 예의를 갖춰라
추천서를 부탁할 때에는 반드시 찾아가서 인사를 하고 부탁을 해야 한다.
아무 얘기도 없이 교사의 책상 위에나 우편 박스 속에 두툼한 서류뭉치를 넣어놓는 것은 예의상 어긋나는 행동임은 물론이고, 원하는 대로 시간에 맞춰서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
7. 재료가 있어야 작품이 나온다
보통 공립학교 카운슬러들은 적게는 300여명, 많게는 600명까지 혼자 상대한다. 아무 특출한 학생이 아니라면 누가 누군지 제대로 기억하기조차 어렵고, 한 발 더 나아가 그 학생의 특징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때문에 추천서를 작성하는 교사와 카운슬러가 참고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4년 동안의 과외 활동을 기록한 서류, 특별한 가족상황, 매우 인상적이거나 중요했던 순간들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단 될 수 있는 대로 한눈에 훑어보고 이해할 수 정도로 간단명료하게 작성한다.
8. 포장도 중요하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옮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고 포장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나친 겸손 대신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9.상충을 조심한다
교사와 카운슬러가 A라는 학생의 추천서를 써주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다 보면 자칫 상충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즉 K교사는 이 학생이 ‘조용한 성격’이라고 했는데, P교사는 ‘매우 활동적’이라고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필요한 정보가 담긴 요약문을 전달할 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표시해 주면 도움이 된다.
10. 우표까지 챙겨라
교사에게 작성한 추천서를 직접 대학에 우송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에는 봉투에 수신인의 주소를 쓰고 적정요금의 우표를 붙여 전달한다. 특히 마감 날짜를 분명하게 적어서 부탁해야한다.
11. 확인, 또 확인이다
마감일을 분명히 알려주었는데도 너무 바쁜 나머지 잊어버릴 수도 있는 교사와 카운슬러를 위해 직접 찾아가 확인해 보도록 해야 한다. 교사 또는 카운슬러가 자신의 것만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착오는 쉽게 일어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12. 변동사항은 즉각 알린다
추천서를 부탁한 뒤 갑자기 계획이 바뀌어서 사립대 지원을 안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알려줘 바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13. 반드시 감사표시를 한다
학생들을 위해서 추천서를 써주는 것이 교사와 카운슬러의 의무조항은 아니다.
즉 학생들의 부탁에 ‘NO’라고 대답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특별히 시간을 내서 추천서를 써주기로 한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구두로 또는 카드로 감사의 뜻을 반드시 전하도록 하자.
추천서 때문에 당락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교사와 카운슬러들은 자기가 추천서를 써준 학생들이 어느 대학에 입학이 되었는지, 또 어디에 실제 진할 것인지 등에 관해 되었는지 궁금해 한다. 학생이 결과를 알려 줄 의무는 없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습관의 시초가 될 수 있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