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성전 건축하고 신자수 2배 늘어

2009-08-2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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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반만에 귀국하는 반영억 신분

‘사랑합니다’외치며
누구에게나 함박웃음
남몰래 사랑 실천

“사랑합니다”


언제나 ‘사랑’을 외치며 평화를 찬미했던 샌디에고 한인천주교회의 반영억 라파엘 신부(사진)가 4년반 동안의 사목임무를 마치고 오는 9월 중순 귀국한다.
지난 2005년 4월10일 부임해 첫 미사를 집전했던 반 신부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대구 가톨릭대학 졸업 후 1991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청주교구 소속의 괴산·삼성본당 신부를 거쳐 꽃동네 대학에서 9년간 가난한 이들의 복지와 교육에 헌신해 왔다.

‘사랑’이라는 닉네임이 붙어다니는 반 신부는 4년 전 200여명에 불과했던 신자를 현재 500여명이 넘는 큰 한인 성당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새 성전을 건립하는 역사적인 일을 주도했다.

특히 반 신부는 전쟁의 폐허로 어려웠던 1953년부터 외국 신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헌신하며 많은 성당 건립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생을 바친 프랭클린 명 신부를 부모처럼 섬기며 한국의 풍습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 많은 신자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사랑의 실천을 몸소 보여주며 은퇴한 명 신부를 끝까지 잘 모셔야 된다는 경로사상을 실천하고 있는 반 신부는 임기 말 누수현상 없이 모든 신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한청일 사목회장은 말했다.

반 신부는 SD 재임기간 각종 신심단체를 지도하는 가운데에서도 ‘신을 벗어라’ ‘사랑 합니다’ 시리즈 등 4권을 저술했으며 ‘남가주 성령쇄신대회’를 비롯, 많은 영성집회에 지도신부로 활약하기도 했다.

어린아이의 미소를 닮은 함박웃음으로 “사랑합니다”를 외치는 반 신부는 “처음 새 성전을 지었을 당시 개방하여 많은 지역 교민들과 활발한 교류를 계획했으나 생각만큼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내년에는 지역사회를 위해 보다 많은 것을 공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회고했다.

어려운 이민생활 속에서 언론에 보도되는 한인사회의 분열이 무엇보다 가슴 아프다는 반 신부는 “분열과 갈등에 대한 어려움이 있지만 서로 위로하고 더불어 살아야하며 지역 어른(리더)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소망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인 신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반 신부는 개인 용돈마저 내놓으며 남몰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전사다운 면모를 아낌없이 쏟은 샌디에고를 뒤로하고 이제 청주시 노인종합복지관 관장으로 새로운 순명을 받들기 위해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한다.

<최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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