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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일류대학 중독” 에서 벗어나자

2009-08-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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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성 JS에듀케이셔널 컨설팅 대표

미국 최고의 대학이라 하면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분석에 의한 순위도 그렇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의견에도 아이비리그 대학(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컬럼비아,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 코넬, 브라운, 다트머스 여덟 개 사립대학)을 포함, MIT, 스탠포드, 칼텍(Cal Tech)을 비롯해 노스웨스턴, 듀크, 시카고대, 워싱턴대(세인트 루이스 소재), UC버클리, 노틀댐, 카네기멜론, 윌리엄스, 앰허스트, 보스턴 칼리지, 스와스모어, 웰슬리, 조지타운, 에모리, 미시건 주립대, 버지니아 주립대, 조지아텍, 쿠퍼 유니언 등의 여러 우수한 대학들과 육사, 해사, 공사같은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군사 아카데미 등과 같은 학교들을 주로 일컫는다.

그런데 8월 초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발표한 2009년 미 최고 대학순위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물론 대학을 평가하고 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성적과 학업에 관련된 요소들을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졸업 후 취업과 사회적응, 성취도 등의 요소들을 더 강조하여 평가하고 순위를 정했다고는 하나 그 순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포브스는 최고 대학으로 우수한 학업은 물론 고된 군사훈련과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를 1위로 선정하였고 프린스턴대를 2위, 하버드대 5위, 예일대 9위, 브라운대 72위, 다트머스대 98위, 듀크대 104위, 조지타운대를 106위에 올렸고 반면 켄터키주의 센터 칼리지를 14위에 또 오하이오의 케뇬대를 22위로 선정하였다 (자세한 순위는 http://www.forbes.com/lists/2009/94/colleges-09_Americas-Best-Colleges_Rank.html에서 확인할 수 있음).


어쨌거나 대학에 대한 평가는 이렇듯 어떤 면을 더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저마다 달라질 수 있고 또 매해 조금씩 다르다. 사실 졸업한 학교의 순위가 사회생활과 삶에 결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을 결정함에 있어서 학교의 이름, 즉 브랜드 네임에 집착하거나 그리 의식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들 특히 한인 학부모들은 대학의 이름에 너무 연연해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자녀가 대학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는 우선적으로 자녀본인의 능력과 의사가 중요하며 부모는 그에 맞추어 많은 대학을 다양한 각도에서 자녀들과 함께 연구하고 검토한 후 장기적 안목으로 최종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현재 미국에는 수 천 개에 달하는 대학이 있다. 대학을 지원하고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 우선 결정적인 요소인 학생의 성적을 토대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 적성, 장래성, 가정 경제 등의 요소를 빼놓지 않고 함께 고려한 후 어렵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학교, 입학할 확률이 많은 학교, 쉽게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학교 등으로 나누어 리스트를 정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중 몇 곳을 골라 직접 방문해 보도록 한다. 내 자녀가 일류대학에 입학할 수 있고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부담이 없거나 학교측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바랄나위 없이 다행한 일이겠으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실
망하거나 부정적이 될 필요는 없다.

실제 요즘 들어 예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명문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고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주립대나 장학금을 제공하는 덜 알려진 학교를 선택하고 있다.아래의 다섯 항목이 아이비리그와 그 외의 명문대학들, 다시 말해 누구나 알아주는 최고의 대학에 가야만 한다는 소위 “일류대학 중독”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

1. 미국 최고 명문대학 출신의 대부분의 학생들도 졸업 후에는 역시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2. 일류대학 입학 그 자체가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멜로우 재단의 연구에 의하면 대학 졸업 20년 후 아이비리그 출신과 주립대학 출신들의 경제력을 비교해 본 결과 거의 차이가 없다.
3. 현재 미국 내 수많은 부자, 파워있는 사람, 역사적 영웅 중에서 아이비리그 출신은 몇 되지 않는다.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은 뉴욕시립대학, 미국 여성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인 오프라 윈프리는 테네시 주립대학 그리고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맨하탄 대학을 졸업했다.
4. 아이비리그와 최우수 종합대학들의 저학년 학생들은 너무 큰 규모의 수업에 학생들이 기대한 수준의 강의를 듣지 못하며 교수가 아닌 조교에게서 수업을 받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작은 대학들이 인성을 중심으로 한 수준 높은 개인위주의 교육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5. 요즈음 들어 우수한 학생들이 학비를 아끼기 위해 자기 동네의 저렴한 2년제 대학에서 먼저 공부한 뒤 좋은 성적을 가지고 자신이 가고자 원하는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점점 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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