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파산법(Title 11 of U.S. Code)은 2005년에 개정되었는데, 파산법을 개정하기 위한 법률(이하 “2005년 개정법”)의 명칭은 “Bankruptcy Abuse Prevention and Consumer Protection Act of 2005”였습니다. 그 이름만 놓고 보면, “파산제도 남용을 방지하여 파산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2005년에 만든 법”인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2005년 개정법은 ‘파산을 하는 것은 파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므로 파산제도를 없애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최소한 이를 줄여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진 Credit Industry의 강력한 로비에 의해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법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은행은 미리 몇 %의 파산자가 생길 것을 감안하여 은행의 피해를 모든 사람이 분담하도록 이자율을 책정하는데, 파산하는 사람이 없으면 이자율이 낮아질 것이고, 파산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자율도 높아지므로 파산신청(특히, Chapter 7)을 어렵게 하자는 것이 그 취지인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2005년 개정법은, 판사의 재량을 대폭 축소하고, 소득이 일정금액 이상인 사람이 Chapter 7을 신청하는 것은 파산제도 남용이라고 간주하고 그렇지 않음을 본인이 증명하도록 하는 등 위에서 말씀 드린 취지 하에 파산법의 군데군데에 파산신청을 어렵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 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4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어떠할까요? 지금까지의 통계에 의하면, 파산신청 건수가 줄어들지도, Chapter 7 신청 건수가 줄어들지도 않았고 (오히려 더 늘어났고), 파산신청으로 빚을 면제받는 것이 더 어려워지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2005년 전이나 지금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산제도를 믿어 과소비를 하고 빚을 안 갚으려는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불행한 일을 겪어 어쩔 수 없이 파산을 선택하게 된 사람들이어서, 파산제도 남용을 방지하는 장치가 있어도 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송아지를 망아지라고 부르고 송아지 몸에 물감을 칠한다고 해서 송아지가 망아지가 되지 않는 것처럼 파산법을 파산남용 방지법이라고 부르고 몇 가지 장치를 만든다고 해서 파산신청자의 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아지고 불필요해 보이는 교육과정 2개를 이수해야 하는 등 전체적으로 파산신청이 번거로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개인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 파산신청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변호사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번거로운 것은 조금 더 부지런히 준비하면 되고, 또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되므로, 파산신청을 어렵게 하고 파산보호를 받는 사람을 줄이려고 한 2005년 개정법의 취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제인 안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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