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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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상담- 투자심리의 순응과 역행

2009-07-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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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블레어는 테리핀로부터 만찬 초청을 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같은 시간에 포숨에게서도 초청을 받았다. 블레어는 선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포숨과 약속을 하고 그 날 상황을 보아 편리한 쪽으로 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드디어 약속 날 블레어는 일찍 집을 나섰고 테리핀과 포숨의 집으로 가는 길이 갈리는 지점에서 갈등을 했다.”어느 집이 음식을 더 잘 차렸을까. 테리핀네 요리솜씨가 좋다던데…” 블레어는 테리핀의 집으로 향했다. 한참을 가는데 문득 또 다른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포숨은 부자라서 요리가 훨씬 다양할 텐데…” 블레어는 다시 포숨의 집으로 향했다. 블레어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두 집 사이를 뛰어다니는 동안에 만찬은 끝나고 말았다.

블레어는 이날 신용과 진수성찬을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투자에서도 정확한 계획 없이 우왕좌왕하면 결국에는 모든 것을 잃는 것이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봤다.


일단 결정한 일은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미 우수한 포트폴리오와 투자 목적이 정확하게 계획되어 있다면 주식시장의 악재와 호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는 없다. 수십년간 주식시장에서 변하는 않는 진리가 있다. 증시 등락의 역사에서 시장의 상승과 하락이 바로 그것이다.

상승 클라이맥스에서는 주식시장이 영원히 상승할 것 같은 호재가 연일 모든 뉴스를 장식한다. 하지만 하락 클라이맥스에서는 주식시장이 영원히 현재의 하락세에서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악재가 매일같이 우리를 움츠리게 만든다. 이런 과정이 주기적으로 매번 발생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많은 투자자들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승 클라이맥스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사고 하락 클라이맥스에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팔아치우는 오류를 반복하는 것이다.

주식투자는 투자심리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을 통제하는 거대자금은 바로 이상의 투자심리를 좌지우지하며 자신들의 자산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고자 한다. 또한 대다수의 투자자는 이에 휘둘리며 소중한 자산을 고스란히 잃어버리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대다수 주식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식투자라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말에 공감한다. 투자심리 싸움에서 질수밖에 없는 약자의 논리를 함축하고 있는 하나의 변명은 아닐까? 투자심리에 순응할 때와 역행할 때를 분별할 줄 알아야만 성공한 투자자이라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계획 없이는 쉽지 않다. 나에게 알맞는 재정계획을 세운 후의 적절한 플랜이 성공적인 펀드투자를 이루어갈 수 있다.

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재정계획을 무시하고 시작하는 투자이다. 조금 불편하고 시간이 소모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재정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 후의 재정계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투자를 시작한다면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휘둘리며 지속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드물 것이다.

김혜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949)533-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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