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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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서툴러도 재미있어요”

2009-06-1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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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한인천주교회 한국학교 개교 20주년
마당극 ‘텔미 심청’성황

필라델피아 한인천주교회 한국학교(교감 강남옥) 개교 20주년을 기념하는 마당극 “텔미 심청” (Tell Me Shim Chung)이 지난 13일 오후 7시30분 몽고메리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사이언스 센터 강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공연은 한국 전통 설화인 심청전을 패러디한 것으로 ‘텔미 심청’에는 미국에 사는 한인 어린이들의 언어감각과 유머, 그리고 그들의 문화관과 가치관이 잘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학교에 다니는 1.5-2세 청소년들이 직접 출연, 공연장을 찾은 300여 명의 관객들에게 흥겨움과 함께 시종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이 한국 고전 설화를 감칠맛 나게 표현했으며, 미국 실정에 맞는 대사와 표현을 함께 구사해 관객들이 여러 차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을 총괄 기획한 강남옥 교감은 “이곳 어린이들이 관객들의 예기치 못한 반응에 대응할만한 한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마당극의 형태를 빌려와 연극을 꾸몄다”며 “효에 대한 생각과 개념이 바뀌고 흔들리는 이 시대에 목숨 바친 어버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흥겹게 돌아보는 것 자체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우 필라한인천주교회 주임신부는 환영사를 통해 “한국학교 개교 20주년을 맞아 우리 자녀들이 마당극을 통해 여러분께 사랑을 드리고자 한다. 처음 펼치는 공연이기에 두려움이 있으나 모국어를 통한 일치와 사랑의 속삭임이 마치 봄의 따스함과 활기를 제공하듯 우리 공동체와 이민사회에 사랑의 기쁨을 던져준다. 우리 자녀들은 미래의 희망과 기쁨을 약속하는 값진 보물이다.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땅흘려 수고한 한국학교 모든 분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강 교감은 약 4개월 정도의 짧은 연습 기간이었지만 학생들이 내용을 잘 소화해 주었다며 참가 학생 대다수가 이번 공연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한국어가 서툴거나 영어권인 사람을 위해 막 사이에 영어 자막을 넣어 극의 이해를 도왔으며, 공연과는 별도로 한국학교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부채춤, 설장고 시범 프로그램을 선보여 한국 문화를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공연장을 찾은 한광호 총무(한국학교 동중부협의회)는 성공적인 공연에 찬사를 보내며 이번 심청 공연과 영생한국학교에서 지난달 개최했던 ‘흥부랑 놀부랑’의 앵콜공연이 이뤄지기를 당부했다. <이문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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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한인 천주교회 한국학교 어린이들이 마련한 ‘텔미 심청’의 공연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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