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하다, 순박하다.
전시장 입구에서 만난 이 영배(Lee Bae) 작가의 인상은 화이트 박스 갤러리 안으로 들어선 순간 검고 굵은 붓자국이 강하고 유연하고 섬세하게, 때론 용틀임하듯 지나간 작품들에서 작가의 깊은 내공을 보여준다.대작을 비롯 30여점의 그의 추상화는 인간, 문화, 자연을 한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20일 재불화가인 ‘이 배 뉴욕데뷔전’이 열리고 있는 오프닝 리셉션에서 만난 그는 말한다.
“인간의 생각을 자연으로부터 어떻게 끌어드리느냐가 기본 발상이다. 어릴 적 자란 고향 청도,아버님이 하시던 과수원, 35세 나이에 파리로 떠나 그곳에서 20여년 살면서 오로지 작품만 해왔던 이 모든 기억과 생활이 작품의 바탕이다.”그는 ‘현대적인 재료에다가 새로운 재료인 숯을 첨가하여 간결하고 미니멀 하면서도 동양 정신을 나타내려했다”는 것.
이영배의 초기작품은 거의 검은 톤이었다가 최근에는 흑과 백이라는 주제로 이뤄지고 있다. ‘검정색은 색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는 그의 생각은 거대한 크기의 점, 선, 흘린 붓자국이 시작과 마무리를, 자연의 생성과 소멸을 동시에 보여주는 듯하다.그래서 그는 파리에서 발탁되고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7번 개인전을 가지면서 외국인 ‘이배’ 매니아가 엄청 생겨났다.
반듯하고 간결한 그의 추상화는 일단 캔버스에 반투명 아크릴 용제를 여러번 겹쳐 칠한 뒤 굵은 붓에 숯에서 추출한 먹을 찍어 일필휘지로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아크릴 용제를 칠한다.1990년 파리로 가서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면서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경상도 사투리와 동양 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그는 지난 2007년 11월 한국 학고재 화랑 소속으로 단체전에 작품을 선보였으나 뉴욕에서 첫 번째 가진 개인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번 주말에 파리로 돌아간다. 세계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을 자주 방문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그는 8월 25일 북경 투데이 뮤지엄 개인전과 12월 독일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이 배 개인전’은 오는 6월 14일까지 화이트 박스(329 Broome St N.Y. (Bowery & Chrystie St)에서 열린다. 문의: 212-714-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