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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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쉽고 알아듣기 편한 영어의 지름길

2009-05-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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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사 600개, 내 영어가 쉬워진다 - 베티 커크패트릭


미국에 처음 와서 운전면허시험을 보는데 시험관이 ‘pull over’ 하라고 하는데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다.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나중에 pull over의 뜻을 알고 나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차를 세우라는 말로 stop이라고 하면 알아들을 것을 왜 pull over를 써서 떨어뜨렸을까 하고 원망도 했지만 stop과pull over는 명백히 다른 뜻인데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 ‘차를 길 한쪽에 대’라는 말도 못 알아들은 것은 큰 잘못이었다.

pull 도 알고 over도 아는데 왜 pull over는 몰랐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다른 뜻이 되어버리니까….

한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 하는 영어에 놀라는 점이 있는데, 그들이 보기에 한국 사람들이 독해 실력이 높은 데 비해서 말은 잘 못한다는 점, 막상 말 할 때나 글 쓸 때 어려운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때로는 네이티브들도 잘 모르는 어려운 단어를 많이 쓴다는 것이다.

말하기 쉽고 알아듣기 편한 영어를 하는 방법이 바로 구동사(Phrasal Verbs)를 제대로 쓰는 것이다. get off, take over, come up with 같이 기본 동사에 전치사나 부사를 붙여 쓰는 것을 구동사라고 하는데, 실제로 네이티브들은 어려운 동사보다 이런 구동사를 많이 쓴다. ‘불을 끄다’라고 할 때 extinguish보다 put out이 일반적이란 얘기다.

하지만 put out이라고 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잘 와 닿지가 않는다. 또한 단어에 비해 사전 찾기가 용이하지 않아서 대략 얼버무리고 넘어가다 보니 제대로 알지를 못하고 십수년을 지내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더구나 구동사는 문맥에 따라서 해석이 다양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무조건 단어 외우듯 하기 보다는 예문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베티 커크패트릭의 책을 번역한 ‘구동사 600개……’는 구동사를 익히기에 아주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단어와 숙어집 같은 나열식 구성이 아니다. 총 58꼭지의 스토리가 한국어와 동시에 영어로 전개되는데 여기에 구동사 표현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따라서 독해공부는 물론이고 구동사를 어떤 때 쓰는지 스토리와 함께 머리 속에 정리해둘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제공되는 MP3 CD는 반복해서 듣기 좋게 녹음되어 있다. 차에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CD로 만들어서 반복해서 듣고 다닌다면 영어실력이 부쩍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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