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유당 국회의원(MP) 후보경선 출마

2009-05-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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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백 한인문화협회장 특별인터뷰

▶ “‘한인 후보’출마로 봐 주었으면…”


자유당 활동 상대적 약해 후보경선 유리
지지당원 500명 확보 목표…‘입소문’절실
“‘외유내강’성격…이민자 위한 정책 최우선”

이근백(사진.Ken-Beck Lee) 한인문화협회장이 지난 28일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지역구’ 국회의원(MP)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자유당(Liberal Party of Canada) 후보경선을 전격 발표함에 따라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지역구에서 향후 ‘낭보’를 전해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입문을 선언했지만 아직 ‘정치인’이라는 색깔보다 한인문화협회장이라는 타이틀이 훨씬 친근감이 있는 이 회장과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치입문 배경 및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28일 정치입문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구인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에 나서기 위해 자유당 후보경선에 나선다는 소식 자체가 한인 사회 ‘빅 뉴스’이다. 정치입문을 하게 된 동기와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할 생각인가?
▲정치에 나서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업무상(토지개발사업)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류 사회 정치인들을 많이 알게 됐는데, 올해 2월초 자유당 지도부로부터 의원출마 권유를 받았다. 그때는 특정지역구 거론 없이 단지 의원출마 권유 정도였는데, 자유당 관계자들을 비롯해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지역구’를 선택하게 됐다. 한인이 후보로 나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동안 이민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주류사회의 편견을 어느 정도 희석 시키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또한 (국회의원이 되면)이민자들의 권익보호 그리고 한국과 캐나다 정부간 상호교류를 위한 각종 협상들이 진전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에 진력하겠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보수당으로 한인 연아 마틴 후보가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지역구에 이 회장이 자유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데 대해 한인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자유당을 선택한 배경이 궁금하다.
▲자유당은 이민자들을 위한 정당이다. 자유당이 집권하면서 이민자들이 대거 캐나다로 이민 오게 됐는데 그 후 보수당에서도 이민자의 표를 의식해 소수민족의 후보를 국회의원 후보로 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자유당은 BC주에서 ‘전통 표밭’이 잠식당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유당 지도부에서 한인인 나에게 정책적으로 접근해와 출마 권유를 했다고 본다. 각 당이 소수민족의 후보를 영입하려 애쓰고 있고, 정치 참여 역사가 짧은 소수민족들은 대부분 당 보다는 후보위주로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인 후보 출마로 봐 주었으면 한다.
보수당인 연아 마틴 상원의원에게도 자유당 소속으로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지역구’ 보궐선거에 내가 나서겠다고 말했다. 만약 보수당 후보로 한인이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면 마틴 상원의원이 나에게 말했을 것인데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여러 지역구중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을 선택한 이유는?
▲지역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고민했다. 내가 연아 마틴 상원의원과 경쟁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을 택한 것은 무엇보다 특정 커뮤니티가 집중되어 있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예를 들면, 버나비는 중국계가, 써리는 인도계가 많은 분포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은 소수민족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다. 또한 ‘뉴 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은 자유당 당원이 100명에 불과할 정도로 당원 활동이 활발한 곳도 아니다. 그동안 NDP의 ‘텃밭’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자유당 공천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곳이란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내게도 고민이 있다. 나는 직업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존에 정치를 했던 자유당원들은 내가 경선 없이 후보로 나서는 것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유당 내에서는 후보 경선이 이뤄질 것이고, 내가 후보로 선출될 수 있도록 한인들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후보경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어떤 방법으로 후보자리를 꿰찰 계획인가?
▲지인들을 네트워크화해서 나를 지지해 줄 수 있는 당원들 확보에 나서겠다. 한인들만의 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드러내 놓고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지인들을 통해 확실한 ‘입당 표’ 끌어 모으기에 치중할 계획이다. 후보 경선 장에서 나를 확실히 투표해 줄 수 있는 당원 500명 확보에 진력할 것이다. 지역구에 살지 않더라도 한인들이 지역구에 사는 친구들에게 나에 대한 ‘입소문’을 많이 내주어서 당원으로 입당토록 많이 도와주었으면 한다. 입당은 만 14세 이상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면 가능하며 웹사이트(www.liberal.ca/join_e.aspx)를 통해 온라인으로 하거나 입당원서를 받아 우편으로 하면 된다. 전화(604-961-5818)를 주면 한국어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겉보기엔 유순하고 ‘선비’같은 이미지가 강한 이 회장께서 권모술수가 능한 정치현장에 적응할 수 있을지 ‘기대반 걱정반’으로 바라보는데, 숨겨진 ‘야성’이 있는가?
▲대다수 한인들이 나를 정확히 잘 모른다. 분명한 것은 ‘외유내강’의 성격을 갖고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가 해야겠다고 맘먹은 것 중에 못한 게 없다. 무엇을 하든 처음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결정하고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 일례로, 한인문화협회장으로서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에 ‘한인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달라’고 이메일을 수없이 보냈다. VANOC으로부터 7개월 만에 “한인 공연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VANOC 관계자도 나의 집요함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권모술수는 성격적으로 못한다.

=선거는 참모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고 한다. 참모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데 어떻게 구성할 계획인가?
▲주류·한인·중국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주류팀에서 선거사무장을 맡을 인사를 접촉 중에 있다. 그중 한 명은 30여회에 이르는 선거를 경험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당에서 공천을 받기 위한 선거에서부터 전문가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또한 한인팀이나 중국팀은 주류팀을 도와서 선거를 지원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끝으로, 선거공약은?
▲일반적으로 공약 없이 후보도 나서기도 하는데, 나는 이민자를 위한 정책을 최우선 하면서 △부당한 계약 못하도록 하는 법안과 △의료보험이 낭비되지 않도록 시스템전산화 법안 마련에 주안점을 두겠다.
/안연용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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