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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사시카이아의 신화

2009-04-2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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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카이아(Sassicaia)’는 이태리가 낳은 최고 명품 포도주 이름이다. 평균 가격이 한 병에 300-650불이나 한다. 그러나 매년 시중에 나오는 즉시 품절이 되어서 그나마 구할 수도 없다고 한다.

나는 지금처럼 모두가 어려운 불경기 때에 호사스럽게 비싼 포도주 애기나 하려고 펜을 든 것이 아니다. 세계가 다 주목하고 알아주는 최고 명품 하나를 만들어내려고 40년 이상이나 매달린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신화 같은 스토리를 알아보고 함께 신선한 자극을 받기위해서 펜을 들었다. ‘사시카이아’의 창시자는 이태리 사람 마리오 인지사 델라 로케타이다. 그는 당시 자기의 조국 이태리 포도주의 품질이 항상 프랑스에 뒤지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1920년 피사의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세계 최고 명품 포도주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
다. 그러다가 1944년경 자신의 아내가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보잘것없는 포도밭 테누타 산 귀도에 정착하여 본격적인 포도품종의 개발과 재배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이태리의 땅에서는 도저히 프랑스의 좋은 포도품종이 재배될 수 없다는 종전의 관념을 깨기 위하여 수십 년 동안 새 품종 개발에 전념하였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있다고 비웃고 평가절하 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었다. 뜨거운 열정과 집념으로 새 품종 개발에 몰두하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기적 같은 순간이 다가왔다. 그것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하여 전혀 새로운 차원의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방법은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주목시켰다. 그리고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재배법에 있어서도 혁명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당도나 타닌의 밀도가 약하다든지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포도송이는 과감하게 절단하여 버렸고 과감한 가지치기를 통하여 수확량을 조절했다. 또한 그 해 포도수확이 좋지 않을 때에는 소량의 제품만을 생산하여 제품의 신뢰도를 최고도로 유지했다.

마리오 로케다의 또 다른 성공의 비결은 포도밭의 선택과 개발에 있었다. 그는 이태리의 토양에서는 최고의 품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관념을 깨기 위하여 무려 40년 동안 토질 개량에 전력투구하였다. 극상품 포도를 생산하는 포도밭을 만들기 위해 물이 고이지 않는 석회암 자갈밭을 조성해야 하는데 그는 이를 무려 40년 동안을 실험하며 기다렸다. 40년을 믿고 기다려온 땅은 그를 속이지 않았다. 토질은 변화되었고 그가 심은 포도나무는 땅 속 깊은 곳을 6m 이상 뻗어 내리면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는 진품 포도나무가 되었다. 드디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최고 명품 포도주 ‘사시카이아’가 새롭게 탄생하는 역사적인 해가 도래했다. 그 해가 바로 1968년이다. 모든 사람들이 안 된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비웃었던 편견과 환경의 장애물을 뛰어넘어 꿈과 믿음으로 전진했던 한 사람의 집념이 성취되는 순간이었다.


1968년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박토에서 최고 명품 ‘사시카이아’가 세상에 나오자 곧 이태리 정부로부터 DOC 등급을 받았고 세계 최고 명품으로 인정받았다. ‘사시카이아’는 225리터의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되며, 숙성 기간은 최소 24개월을 자랑한다. 그리고 20년까지의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숙성 기간이 길수록 포도주의 향이 오래 간다고 하니 과연 명품은 명품이다. 명품 ‘사시카이아’의 탄생 과정을 더듬어보면서 크리스챤의 삶도 바로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아무 내용도 없고 가치성도 없는 세상의 풍조와 유행에 그냥 휩쓸려 가는 맹목적인 삶이 아니라, 자갈밭 같은 어려운 현실에서도 무엇인가 새로운 최고를 만들어 내고 창조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느낀다.

성경에서 보면 어지러운 난세에도 자신의 순수한 믿음을 지켜내면서 최고의 명품인생을 살았던 모세, 다니엘, 느헤미야와 같은 사람, 그리고 자갈밭에서 명품 ‘사시카이아’를 만들어 낸 마리오 로케타가 우리의 롤모델(role model)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창만 목사 온누리 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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