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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타운젠드 해리슨 고교 11학년 조앤 이 양

2009-04-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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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액트 통과 간절한 바람 꼭 전달됐으면...”

“드림액트법안을 통과시켜 주세요.”

미 전역 71만5,000여명 불법체류 학생들이 학수고대하고 있는 포괄적 이민 개혁법안의 하나인 ‘드림액트법안’에 대한 에세이를 써 올 여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보이는 한인 여고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퀸즈의 명문고 타운젠드 해리슨 고교 11학년생 조앤 이(한국명 하은)양.이양의 에세이는 미 최고 교육학술지 발행기관 ‘하바드 에듀케이셔널 리뷰’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것으로, 올 여름 발행되는 ‘하바드 에듀케이셔널 리뷰 특집호’에 게재된다. 하바드 에듀케이셔널 리뷰는 지난 2월 미 전국의 킨더가튼~12학년을 대상으로 ‘오바마 정권이 나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에세이/그림 공모전을 실시, 당선작을 특집호에 싣는다.


타 학교에 비해 작문 실력 높기로 유명한 타운젠드 해리슨 고교 역사상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교감 선생님이 당선 결과를 직접 이양의 집으로 가져다주기까지 했다고.이양은 “체류신분 문제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지켜보며 평소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드림액트 법안을 꼭 통과시켜 전국의 수많은 불법체류 학생들이 마음 놓고 교육받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주는 바람으로 에세이를 썼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전에도 작문 실력에 두각을 나타낸 적이 있다. 2008년 뉴욕시 교육청 주최의 에세이/시 공모전에서 베트남전 주제의 시를 써 Creative Communications 저널에 게재된 바 있다.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민 올 당시 영어 수준이라고는 알파벳만 겨우 아는 수준이었던 이양이 미국인들도 어려워하는 작문에 탁월한 실력을 나타난 데에는 평소 시사에 대한 관심과 학과제에 충실 하는 데에 있다.이양은 “저희 학교가 과제를 많이 내주기로 유명해요. 방과 후 집에 오면 숙제하는 데에만 3~4시간이 훌쩍 지나가 과외 공부같은 건 거의 못하고 과제물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웹사이트를 자신의 컴퓨터 인터넷 메인페이지로 올려놓고, 시간 나는 틈틈이 기사를 읽는다. 바쁠 때에는 헤드라인만 읽기도 한다고.

이양은 결코 공부벌레만은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 육상부와 배구팀 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스포츠를 즐긴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이양은 종교 활동에도 열심이다. 플러싱 예람교회를 다니는 그는 최근 중고등부 회장으로 발탁됐으며, 학교에서는 Seeker’s라는 기독교 클럽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준다는 이양은 경쟁보다는 양보를, 거짓말보다는 정직한 입술을 주장하는 요즘 시대 흔치 않은 청년이다.
그는 “바로 아래 중증장애인 여동생을 어렸을 때부터 돌보아 오면서 나만 생각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보니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을 하더라도 주변인들이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봉창·최유정씨의 1남2녀 중 장녀이다. <정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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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이양이 올 여름 ‘하바드 에듀케이셔널 리뷰 특집호’에 실릴 자신의 에세이가 당선됐다는 통지문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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