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하순과 3월초, 긍정적이고도 확실한 론모디피케이션(주택담보대출이자율 및 이자프로그램 조정)의 기준이 발표되고도 3주가량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부 시행세칙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주택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은행의 담보부대출기준이 까다롭기 한이 없다. 정부에서 주택경기의 활성화를 위하여 할당해준 수천만달러 자금의 80%는 이미 배정이 되어 소진이 되었다는 소식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눈 녹고 꽃피고 새가 운다는 4월이 왔으니 이제는 정말 확실하고 현실성 있는 대책과 기준이 나와야 할 것이고 반드시 나오리라 굳게 믿는다.
지금으로부터 3년여전, 부동산시장이 한참 활황기였을 때, 부동산업무를 하면서 참으로 보람되고 기쁜 날이 많았다. 몇 년간의 작은 아파트 생활을 마감 짓고, 공기 좋고 안전하고 학군 좋은 도시로 미국에서 첫 집을 장만하는 고객들에게, 그들의 마음에 꼭 드는 멋진 집을 소개하고 사드리면, 그 고객들이 얼마나 기뻐하고 감격해 했는지, 첫 집 장만의 기쁨이 얼마나 큰 지, 하루 종일 이사를 끝내고 밤늦도록 짐을 정리하고 난 뒤, 새 집에서 첫 밤을 지새고 날이 밝아오는 아침에 침대에 누워 안방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하늘의 맑고 고운 구름과 그 빛깔! 아마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리라. 그 후에도 두고두고 감사의 말씀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안부를 묻고 하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보람되는 직업이 아닐 수 없다라고 느끼고 느꼈었다.
근데 요즘처럼 3년여 동안의 부동산가격이 하락되고 미국경기 전반이 가라앉고 소매지출이 급격히 줄어든 지금, 고객들에게 안부전화를 하기가 참 어렵다. 주택을 구입하여 한 해가 지나기도 전에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서, 그 주택가치의 잉여분을 은행으로부터 다시 대출받아서 소규모 비즈니스를 하나 마련하여 별도의 수익을 만들어 즐거워하던 고객들도, 요즘 그 비즈니스의 매출의 감소로 인하여 수익이 줄어들고, 수익만 줄어들면 그래도 참을 만 한데, 가게의 렌트비는 꼬박꼬박 내지 않을 수 없고, 오히려 수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가게에 자금을 더 부어넣어야 하니…
처음 집을 살 때 받았던 대출이자금,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따로 받았던 은행대출금에 대한 이자도 빠듯한데, 비즈니스에서 수익이 나오는 게 아니라 돈을 더 갖다 넣어야 하니, 삼중으로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러다 보니, 그 때 집을 사는 게 아니었나 봐요. 그냥 아파트에서 지냈으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요? 라고 체념과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나면, 집을 소개해 준 에이전트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잠을 못 이루고 새벽까지 책상에 앉아 있을 때가 많다.
특히, 대출 이자프로그램중에 옵션변동, 미니멈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자를 내고 계시는 고객들에게는 이미 늘어나 있는 원금이 그렇게 원망이 될 수가 없단다. 그런데, 이것은 원래 고객들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큰 대출금에 비해 최소한의 낮은 이자를 낼 수 있는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다시 말하면 매달 4가지의 옵션이 고객에게 주어지는데, 첫째 이자도 덜 내는 미니멈(그래서 덜 낸 이자가 원금에 가산이 된다), 둘째 이자만 온전히 다 내는 이자온리(원금에 가산이 되는 게 없다), 그리고 30년 원금과 이자, 마지막으로 15년 원금이자, 이렇게 4가지를 선택하여 낼 수가 있고, 개인의 가계사정에 따라 매달 달리 내어도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러한 선택이 주어지면 우선 미니멈만 내게 된다. 그리고 원금에 쌓이더라도 주택가격이 오를 때에는 부담이 전혀 없게 되었는데, 주택가격이 하락되고, 지난 몇년동안 FRB에서 17번에 걸친 끔찍한 연방기준금리의 줄기찬 인상으로, 원금에 가산된 이자부분이 엄청나게 커져버린 것을 보게 되니, 이 좋은 프로그램이 그렇게 원망이 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참으로 적게 낸 이자라는 고마움은 아예 생각이 나지 않고 오직 불어난 원금만 눈에 보이니, 가슴이 철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0’인 초저금리시기에는 원금에 쌓이는 부분도 거의 없을 정도로 낮아있으니 다른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앞으로 1, 2년 정도는 계속 가지고 계시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말씀만 드려야 겠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