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창만 칼럼/ “한국야구가 준 감동”

2009-03-28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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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저녁에 있었던 한국과 일본과의 WBC 야구 결승에서 한국이 3:5으로 아깝게 석패하여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지만, 금번에 한국야구는 전 세계에 뜨거운 감동과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지고도 감동을 전해준다는 정신은 스포츠뿐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야구가 주는 감동은 한 마디로 담대한 “도전정신”에서 나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보는 바이지만 한국만큼 한 경기 한 경기의 승리를 위해서 몰입하고 도전하는 팀이 없었다.

준결승의 상대였던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는 28명 선수전원이 메이저리그의 현역 선수였을 만큼 막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추신수 선수 한 사람만 메이저리그 선수이다. 프로들은 그들이 받는 연봉으로 선수들의 가치와 비중을 평가하는데, 우리나라 선수 모두의 연봉을 다 합해도 뉴욕 양키스의 간판타자 데릭 지터의 연봉의 1/2도 안 되는 수준이니 돈으로 따지면 할 말조차 없다. 이런 기라성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강팀 앞에서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고 담대하게 도전하여 승리를 이끌어 진한 감동을 안겨 준 한구야구팀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결승전을 포함하여 무려 동안 5번이나 싸웠던 일본만 해도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되는 통계적 우위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교 야구팀이 55개에 불과한데 일본은 4,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풍부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하여 성장한 일본야구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맞먹는 세게 스타급 선수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번 일본팀과의 경기는 정말 다윗과 골리앗과의 싸움을 방불케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감독과 선수들은 골리앗을 대하는 다윗처럼 결코 기죽지 않고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름마저 비장한 ‘사무라이’ 일본팀을 2번이나 실력으로 격침시켰다. 우리 모두가 이 경기를 보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비록 한국이 결승전에서 아깝게 석패했지만 나는 한국야구가 일본 팀보다 위대했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한국야구는 골리앗 같이 거대한 상대를 바라보고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밀어붙이는 도전정신이 남달리 우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패색이 짙은 9월말 마지막 공격에서 한국의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동점을 만들어 내고 연장전으로 돌입케 한 명장면을 회상하면 지금도 진한 감동이 온 몸을 적신다.

한국야구는 선이 굵은 빅볼(big ball)과 섬세한 기술을 구사하는 스몰볼(small ball)을 절묘하게 배합한 ‘토털야구’를 구사한다. 토털야구가 가능하려면 선수들의 기량도 기량이려니와 무엇보다 감독과 성수들이 서로 믿고 존경하고 신뢰하는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자 하는 담대함이 없으면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야구는 경기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빅볼에 주로 의존하는 미국야구나 스몰볼에 주로 의존하는 일본야구보다 훨씬 앞서있다고 본다.

한국야구팀이 결승까지 올라오는 동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내내 담대하였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홈런 왕 베이브 루스는 생애 통산 714개의 홈런을 치기 위해 그 보다 3배나 많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했다. 천재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단은 9,000개의 슛을 실패했다.

지금 당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최고가 되기를 소망하는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한국야구가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실패를 경험하면서 다른 사람보다 앞질러 갈 수 있는 지혜를 먼저 터득하도록 하라. 넘어지지 않으면서 자전거나 스키를 배우려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위험이란 최고가 되기 위하여 치러야할 당연한 대가이다. 담대하라. 두려워 말라.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놀랍게도 예수도 같은 말씀을 하고 있다. “네 믿은 대로 될 지어다.“ (마태복음 13).” 담대하게 믿고 도전하면 된다.

김창만 목사<온누리 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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