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 지음 | 갤리온 펴냄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지 18년이나 되었다.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를 키우면서 시작된 고양이와의 인연은 나와 아내에게 있어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러다 보니 고양이에 관한 책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데 이번 주에 소개할 책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에 대한 책이 될 것 같다.
1988년 1월 어느 추운 아침, 경제적 위기를 겪으며 희망이 사라져가는 마을 스펜서시(아이오와주에 있다)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 동상에 걸린 채 도서 반납함에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한 사람은 이 마을 도서관의 사서 비키 마이런. 알코올중독자였던 남편과 이별하고 외롭게 지내던 그녀는 고양이에게 ‘듀이’(짐작하겠지만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10진분류법을 창안한 사람 이름을 딴 것이다) 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같이 생활하기 시작한다. 이후 듀이는 조용하기만 했던 도서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 둘씩 변화시킨다.
사실 이 책은 듀이라는, 정말 사람을 잘 따르고 (대부분의 고양이가 그러하듯이)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고양이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이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흔히 우리가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얘기할 때는 상상하기 조차 힘든 미국의 어느 중부 시골 소도시에서의 삶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처럼 소도시는 가난했고 사람들은 체념에 찌들었으며 삶은 힘겨워 도시전체가 웃음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작고 가난한 도시였기에 가능했을까? 도서관의 새끼 고양이가 처음에는 도서관 사서들, 그리고 도서관 방문자들의 주의를 끌기 시작하면서 이 죽어가던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권한다.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가 가족들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공감하게 될 것이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될 것이고 덤으로 절망과 무기력의 늪에서 헤어나오는 위대한 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