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장기 불황과 치솟는 학비 부담에 짓눌린 수험생 가정의 연방학비보조신청서(FAFSA) 접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칫 저소득층 학생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연방교육국에 이달 15일까지 접수된 FAFSA 신청서는 총 221만3,408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20% 증가해 유·무상 학비보조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수험생 가정들의 절심함을 엿보게 한다.
연방 무상 학자금인 펠 그랜트를 비롯, 저리의 스태포드론과 퍼킨스론, 근로 장학 프로그램 및 주정부가 제공하는 다양한 무상 학비보조 프로그램까지 FAFSA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FAFSA 양식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것. 부유층 가정들은 아예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서류 작성 대행업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저소득층이나 빈곤층은 지레 겁을 먹고 신청서 작성을 아예 포기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건당 80달러에서 10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FAFSA 신청 대행업체 ‘SFAS‘사는 1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문의 전화만 전년대비 35% 늘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뉴욕의 부유층 가정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캠퍼스 컨설턴트사’도 건당 1,450달러의 고액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몰려드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명문 사립대학일수록 FAFSA 이외에도 칼리지보드의 CSS 프로파일까지 요구하고 있어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1992년 첫 선을 보인 FAFSA 신청 양식은 6쪽 분량에 100여개 이상의 문항이 빼곡이 실려 있
다. 부시 행정부가 간소화를 추진해 올해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나친 간소화는 오히려 추가 양식을 요구하는 부작용을 낳아 오히려 더 번거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대학들도 입학 지원자들의 학비보조 신청률이 폭증하면서 한정된 재정으로 학비보조 규모를 균등 배분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실제로 하버드대학도 올해 지원자의 학비보조 신청률이 78%로 전년도 60%보다 늘었다.
연방교육국은 저소득층이나 빈곤층이 학비보조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무료 제공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부 학자금은 선착순 접수를 우선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가능한 접수를 서둘러 줄 것을 아울러 당부하고 있다.
FAFSA 신청 방법은 연방웹사이트(FAFSA.ed.gov)에서 도움 받을 수 있고 연방교육국은 무료 전화(800-4-FED-AID(800-433-3243) 또는 319-337-5665)를 개설한 정보센터도 운영한다. 또한 Finaid.org도 FAFSA 정보와 신청요령 등을 웹사이트로 무료 제공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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