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작지만 강력한
왕중추 지음 | 도서출판 올림 펴냄
한자문화권에 속한 우리에게 삼국지나 수호지 혹은 논어, 맹자 등의 고전들은 매우 익숙하지만 현대 중국에서 나온 서적들은 왠지 낯설다. 있다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문화혁명기의 지식인의 삶을 실감나게 다룬 ‘다이 허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나 현대 중국작가 위화의 <형제>등 문학작품류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근래에 중국경제가 부상하면서 중국에서도 비즈니스나 자기계발 분야에 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하고 있는데, 몇몇 책들이 번역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예전에 일본서의 번역이 봇물을 이루었든 한동안 유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껴지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얘기다.
<디테일의 힘>의 저자인 왕중추는 1992년 봄, 덩샤오핑의 개혁 추진 의지에 감명을 받아 경제계에 투신한 이래 홍콩의 헝야그룹, 칭화퉁팡, 타이하오커지 등 유수의 기업에서 일하는 동안 말단 영업사원부터 시작하여 대표이사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그는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된 첫날부터 10여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기업관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지금까지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였다. 또한 기업의 CEO로 있으면서 마케팅에서 기업관리로 시야를 돌렸고, 그간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테일의 힘>을 집필하여 중국 사회 각계각층의 뜨거운 호응은 물론 한국에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책을 읽으며 충격을 받은 사례 하나만 인용해보자. 233년의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던 영국의 베어링스은행이 95년 2월 26일 파산을 공식 발표했다.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270억 파운드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공룡은행이 리슨이라는 28세의 풋내기 청년 손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베어링스 은행이 ‘거래와 결산을 분리한다’는 너무도 기본적인 경영의 상식을 무시하였다는 것이다.
왕중추는 이밖에도 수백, 수천이 넘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디테일’이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에 얼마나 결정적인가하는 사실을 풍부한 예화와 생생한 실천 사례들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