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뉴욕시 공립학교 최초로 한국어를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정식 개설했던 스타이브센트고교가 최근 교육예산 삭감으로 한국어 프로그램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놓였다.
스타이브센트고교 한인학부모회(회장 김주태)는 “최근 교장 등 학교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예산삭감 규모에 따라 한국어를 포함한 제2외국어 선택과목 3개 과목을 우선 폐지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학교의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한인학부모회는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라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린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에 처했었지만 다행이 예산삭감 폭이 당초 우려했던 수준보다 적어 2개 한국어 학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으나 올해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어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예산 삭감 폭이 줄거나 취소돼 일단 소나기를 피해가거나 아니면 한인기업이나 단체 또는 독지가가 나서 시 교육청에 후원금을 기부하는 길이 유일하다. 학부모회는 매년 초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놀이마당’을 공연, 2년 전에는 9,000달러를, 지난
해에는 1만2,300달러의 학교 발전기금을 학교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 규정상 학부모들이 전달한 기금을 특정 프로그램의 교사 월급으로 지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한인학부모회가 전달한 기금은 한국어반 교사 월급을 제외하고 한국어 프로그램에 필요한 기타 용도에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인학부모회는 “담당교사가 조만간 정식 한국어 교사 자격증 취득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마당에 프로그램 폐지가 거론돼 무척 안타깝다”며 “시 교육청을 통해 스타이브센트고교 한국어반 살리기에 나서줄 한인기업이나 한인 독지가의 문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한인학부모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이 힘을 합쳐 올해로 3회를 맞는 ‘놀이마당’ 공연을 4월8일 학교 강당에서 열어 한국어반 발전기금 모금에 나설 계획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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