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펀치’(Donkey Punch)
2009-01-23 (금)
★★★
유혈폭력과 살인 그리고 섹스가 뒤범벅이 된 긴장감 있는 공포 스릴러로 주인공들이 청춘남녀들이어서 젊은 팬들에게 어필할 영국 영화다. 한 밤중에 바다에 떠 있는 호화요트에서 일어나는 섹스와 살인 그리고 생존을 위한 필사의 투쟁을 대단히 야하고 스릴 있게 만들어 천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파티 너무 좋아하다간 큰 코 다친다는 경고도 있지만 그보다는 신나게 즐기고 놀다가 치명적 사고가 나면서 벌어지는 혼란과 논쟁과 폭력과 살인의 광란극으로 보면 된다.
세 젊은 영국 여자들인 킴과 태미와 리사가 여름휴가를 즐기려고 스페인의 해안도시 마요르카에 온다. 이들은 클럽에서 역시 영국에서 이곳으로 놀러온 또래의 세 청년을 만나 이들의 초대로 항구에 정박한 초호화 요트에 오른다. 요트에는 다른 청년이 한 명 더 있어 모두 7명의 수영복 바람의 청춘남녀가 술과 드럭의 파티를 시작한다(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얌전한 형도 있고 거친 형도 있지만 특색이 없어 서로 역을 바꿔도 무난하다).
호르몬이 넘쳐흐르는 두 쌍이 침실에서 섹스를 하면서 그 것을 비디오 캠으로 찍는 장면이 화끈한데 준 포르노급이다 이 섹스에 그룹 중 제일 막내인 청년이 끼어들면서 치명적 사고가 일어난다. 그가 자기와 섹스를 하던 여자에게 당나귀 펀치(섹스 중 남자가 뒤에서 여자의 목에 펀치를 가하면 절정의 스릴이 증가한다는 설)를 가한 것이 잘못돼 여자가 죽는다. 이때부터 젊은이들은 사체 처리문제를 놓고 다툼을 시작하는데 일단 청년들의 뜻대로 사체를 바다에 유기한다. 즐기려던 요트파티가 죽음을 불러오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생존자들의 논란이 격해지면서 혼란이 극도에 이르고 마침내 거의 무의미한 끔찍한 살인이 자행된다.
영화 중간 부분은 생존자들의 시끄러운 논쟁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피가 튀는 살인으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체의 수가 자꾸 늘어난다. 모두들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결국 남을 죽어야 한다는 얘기가 다소 과장됐지만 몸과 정신의 말초신경을 충분히 자극시키는 영화다. 올리버 블랙번 감독. 성인용. 29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공포에 질린 태미가 공격자와 맞서고 있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