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0.7%
54개 도시도 내려
수년간 상승세를 지속하던 LA지역은 물론 전국 아파트 렌트가 경기불황과 주택가격 하락의 여파로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LA타임스에 따르면 부동산 조사회사 레이스(Reis Inc.) 집계결과 2008년 4·4분기 아파트 렌트는 79개 대도시 광역권중 54개 지역에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평균 0.1% 렌트가 떨어졌으며, 이는 2002년 이후 처음이다.
LA의 경우 4·4분기 렌트는 0.7% 내려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건물주와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은 렌트인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호황기를 타 급격히 늘어난 신규 유닛 공급을 꼽는다. 이에 따라 공실률이 늘어나고, 주택 판매 의지가 꺾인 주택주들이 아예 렌트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유다.
또 전반적인 수입감소와 실업률 증가는 테넌트들에게 렌트비용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이를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렌트 유닛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스트사이드 렌탈(Westside Rentals)의 마크 버고 대표는 “13년 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렌트가 이런 속도로 내려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8년 초반 건물주들은 연례적으로 물가상승률에 맞춰 렌트를 인상했으나 최근엔 세입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추세다.
부동산관리회사 센추리 웨스트프라퍼티 케븐 맥케이브 회장은 “렌트 대신 하우스메이트나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아예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30일 이상 유닛이 비어 있을 경우 렌트를 5~10% 낮춰 세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센추리 웨스트 프라퍼티는 크레이그리스트를 통해 웨스트LA의 1베드룸 아파트를 1,495달러에 내놓았다가 100달러씩 두차례나 렌트를 내린 후 세입자를 찾을 수 있었다.
1년 전 2,395달러였던 브렌트우드의 메이필드 애비뉴상의 2베드룸이 현재는 1,995달러에 나와있다. 1개월 공짜 렌트를 내건 경우는 일반적이고, 일부 건물주들은 입주자들에게 아이팟 나노를 선물로 준다는 광고까지 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렌트와 주택구입시 필요한 월비용이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바뀌었다.
노스할리웃 990스퀘어피트의 3베드룸의 렌트는 2,300달러지만 유사 크기의 46만달러 주택을 20% 다운페이먼트하고 30년 고정 5.25% 이자율로 구입하면, 재산세를 가산한 월페이먼트는 2,500달러가 된다. 문제는 다운페이먼트와 주택수리와 정비비용 등을 감안하면 세입자들에겐 렌트가 더 매력적이라는데 있다.
<배형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