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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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결

2009-0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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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에 대한 역사와 연구 서적이 무려 1만 5천종이며 내년에 50종이 더 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예수 다음으로 많이 소개된 인물이다.

뉴욕타임스 북 리뷰를 쓰고 있는 조 퀴넌씨는 링컨 대통령이 사랑과 존경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쌍방에서 모두 좋아하였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게 평하였다. 링컨은 공화당이었지만 민주당원들까지도 그를 공화당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는 아량이 넓은 인물이었다. 우측 인사도 그를 좋아했고 좌측 사람들도 그를 존경했다.

오바마 차기 대통령을 링컨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주장은 오바마가 링컨처럼 정적도 포용하는 넓은 마음이 닮았다는 것이다. 예비선거에서 사납게 싸운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의 요직에 앉힌 것이 그 한 예이다.


링컨이 존경 받으려고 적을 껴안은 것은 아니다. 일단 권력을 잡았으면 아군 적군 가릴 것 없이 적재적소라는 원칙에 섰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는 정직했고 깨끗한 마음을 잃지 않은 단순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링컨의 위대함은 이 단순함에 있다. ‘박력 있는 연설’이란 책에 보스턴에 사는 한 아이의 글이 인용되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전기를 읽고 생각나는 것을 쓰라는 숙제였다.

“프랭클린은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곧 지루해져서 필라델피아로 이사 갔다. 거기에 도착하자 배가 고파서 빵을 샀다. 빵을 겨드랑이에 끼고 걸어가는데 한 여자를 만났다. 여자는 프랭클린을 보고 웃었다. 그래서 프랭클린은 그 여자와 결혼하고 전기를 발견하였다.”

이 아이는 프랭클린의 행복을 아주 평범하고 단순한 동기에서 찾았다. 이사의 동기는 지루함이었고, 빵을 산 동기는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으며, 결혼의 동기는 어떤 여자의 웃음이었다. 그리고 전기 발견의 동기를 결혼과 연결시킨 것은 기발한 유머 감각이다.

사람의 행복감이란 동기에 좌우된다. 꽤 잘 사는 집에 들어가도 찬바람이 감돌고, 밥이나 겨우 먹는 집에 들어가도 따뜻한 기운을 느끼는 것을 나는 많이 경험하였다. 그것은 단순히 두 가정의 돈 버는 동기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한 과부의 시체가 발견되었었다(1972). 5백만 달러의 현금이 집안 이 구석 저 구석에 흩어져 있었는데 심지어 쓰레기통에도 돈이 가득 들어있었다고 한다. 마조리 잭슨이란 이 할머니는 돈으로 꽉 찬 넓은 집에서 혼자 죽었다. 이 사건을 두고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물론 화제가 만발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초등학교 아이들은 이 노인을 불쌍하다고 말하고, 고등학생들은 대체로 어리석은 여자라고 멸시한 데 비하여 오히려 어른들은 부러운 생각들을 가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빵 한 개를 겨드랑이에 끼고 거리를 걷다가 한 여자의 눈동자를 보고 불꽃이 튀어 전깃불을 발견했다고 프랭클린의 행복과 성공을 엮은 보스턴 소년의 눈에는 돈을 쓰레기통에 쑤셔놓고 죽은 잭슨 부인이 결코 부럽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새해다. 새롭게 펼쳐질 새 날들을 행복으로 메우고 싶은가? 몇 가지 행복의 비결을 제시한다.

첫째, 핑계대지 말자. 행동으로 자기를 증명하면 된다. 둘째, 비교하지 말자. 너는 너. 나는 나. ‘내 길’에 긍지를 가지라. 셋째, 돈에 붙잡히지 말자. 돈을 종으로 부려야지 상전으로 모시면 행복은 끝이다.
넷째, 눈을 들어 산을 보라. 이것은 시편의 교훈. 사는 목적이 좀 더 고상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외 행복의 비결은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이다. 아울러 순리대로 살고, 절대 포기하지 말며, 무관심 하지 말라. 관심이 사랑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젖혀놓지 말라. 그 분은 에너지의 근원, 의욕과 방향과 보람을 줄 것이기에 그대 앞에 행복의 문이 열린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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