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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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 (Valkyrie)★★★½

2008-12-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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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암살 실패
숨막히는 스릴러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하기 불과 9개월 전인 1944년 7월20일 시도된 히틀러 암살작전 실패를 거의 기계적 솜씨로 사실적으로 다룬 정치 스릴러로 탐 크루즈가 주연한다.

전반부는 암살음모를 둘러싼 얘기가 다소 지지부진하게 서술되다가 후반 들어 히틀러의 작전 회의실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긴장감이 감도는데 영화가 준수하긴 하나 스릴러의 숨통을 죄는 긴장감과 서스펜스 등이 모자란다. 그리고 많은 인물들의 개인적 배경과 성격 묘사도 미흡하다. 과감하고 정열적인 터치가 아쉬운데 인물들이 1차원적이어서 영국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소모된 느낌이다. 그러나 독일 등 현지에서 찍은 현장감과 촬영과 세트 디자인과 음악 등 여러 가지로 보고 즐기기에는 괜찮다.


히틀러 암살을 결심하는 귀족 가문의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크루즈)가 1943년 튜니지아에서 중상을 입는 것으로 시작된다. 때는 독일이 동서전선 양쪽에서 밀리고 있던 때로 슈타우펜베르크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오른 팔과 왼쪽 손가락 2개 그리고 왼쪽 눈을 잃는다.

슈타우펜베르크의 히틀러에 대한 환멸이 역시 히틀러에 반대하는 예비역 및 현역 장군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이들은 슈타우펜베르크를 암살 행동대원으로 한 쿠데타를 계획한다. 계획의 우두머리는 오래 전부터 히틀러에 반대해 온 루드비히 벡 예비역 장군(테렌스 스탬프).

계획은 동프러시아에 있는 히틀러의 작전 본부인 ‘늑대의 굴’ 회의실에서 히틀러 참석 하에 회의가 열릴 때 슈타우펜베르크가 폭탄이 장치된 서류가방을 놓고 나오면 베를린에서는 국가 비상 시 수경사로 하여금 베를린을 장악케 하는 발키리 작전을 동원,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 그러나 운 좋게 히틀러가 폭사를 면하면서 통신두절로 히틀러의 사망을 확인 못하는 베를린의 쿠데타 음모자들 간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 이 부분에서 비로소 강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슈타우펜베르크 등 쿠데타 음모자들은 모두 체포돼 총살과 교수형을 당한다. 슈타우펜베르크는 베를린의 육군본부가 있던 벤더 블럭에서 총살됐는데 이 장면은 현장서 찍었다. 슈타우펜베르크의 아내로 홀랜드 배우 클래리스 밴 후튼이 그리고 기회주의자인 수경사 사령관 프리드릭 프롬 장군으로 탐 윌킨슨이 나온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 PG-13. MGM. 전지역.

박흥진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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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크(가운데 검은안대)와 히틀러 암살을음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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