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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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 주는 사람’(The Reader)

2008-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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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전범 여인과 소년의 뜨거운 관계


나치 전범 여인과 10대 소년간의 뜨겁고 맹목적이요 육욕적인 육체관계를 통해 전쟁의 당사자와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각기 어떻게 독일의 죄의식과 화해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민감하고 지적이며 극적으로 다룬 드라마다. 가슴 속으로 저미고 들어오는 회한과 사랑과 자기 자신 및 과거와의 화해의 얘기로 매우 차갑게 느껴진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서술된다. 독일의 베스트셀러가 원작.


1950년대 말 독일의 소도시 노이슈타트. 15세난 소년 미하엘 베르크(데이빗 크로스)는 비오는 날 30대 중반의 전차 여차장 한나 슈미츠(케이트 윈슬렛)의 친절한 도움을 받으면서 이 여자와 뜨거운 육체관계를 맺는다. 미하엘은 매일 같이 방과 후 자기를 ‘키드’라 부르는 한나의 아파트에 찾아가 성애를 즐기는데(섹스신이 노골적이다) 한나는 키드에게 책을 읽어 달라고 요구한다. 미하엘은 한나에게 ‘오디세이’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채털레이 부인의 사랑’ 등을 읽어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한나가 사라진다.

여기서 시간대는 1966년으로 넘어간다. 법대생인 미하엘은 교수와 함께 나치전범 재판을 방청하다가 피고 중 하나가 한나인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한나는 2차 대전 때 유대인 수용소의 간수. 미하엘은 한나의 변호에 도움이 될 정보를 갖고 있으나 이를 밝히지 않고 한나는 종신형을 받는다.

영화 후반은 성장한 미하엘(레이프 화인스)과 한나의 관계로 이어진다. 변호사인 미하엘은 옥중의 한나에게 자기가 책을 낭독한 테입을 계속 보내고 한나는 테입의 발송자가 미하엘임을 알아내고 그에게 편지를 쓴다. 미하엘이 왜 한나의 변호에 도움이 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느냐는 데 대해서는 토론의 여지가 많다. 그것은 한나의 사적 문제에 대한 존경의 뜻에서일 수도 있고 또 전범은 응분의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전후 세대의 의식 때문일 수도 있다. 윈슬렛과 크로스와 화인스 등이 모두 연기를 잘한다. 음악도 조용하고 섬세하게 분위기와 감정 묘사를 잘한다. R. Weinstein. 그로브, 모니카 , 랜드마크, 갤러리아(셔먼옥스).

HSPACE=5
고교생 역의 데이빗 크로스가 케이트 윈슬렛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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