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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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지만 소중했던 시절의 추억

2008-11-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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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최인호의 ‘머저리 클럽’은 질풍노도의 시간을 지나는 여섯 명의 ‘악동’을 통해 고등학생 청소년들의 고뇌와 우정, 꿈을 그려낸 성장 드라마다.

1970년대 중반, 온 나라가 근대화와 새마을운동에 박차를 가하며 숨 가쁘게 달려가던 시절. 학교에서는 군사 훈련이 실시되었고, 남녀칠세부동석이 절대적인 도덕관념으로 맹위를 떨쳤다.


‘머저리 클럽’은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이 시절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현재의 청소년들 역시 무한 경쟁이라는 억압 속에서 질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절’은 결국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부모 세대의 그릇된 기대와 사회적 제약 속에서 미성년자들은 끊임없이 일탈과 전복을 꾀한다. 그들은 영어 문장이나 수학 공식과 씨름하는 동안 저 학교 바깥에서 펼쳐지고 있을 전혀 다른 세상을 동경하고, 등교 길에 마주친 이성을 그리워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며 갈팡질팡하면서도, 지금 자신들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는 안타까움으로 눈물짓는다.

그리고 그들은 성장한다. 아픔과 고통을 겪으며 영혼의 키가 한 뼘씩 자라는 것을 느끼면서 조금씩 어른이 될 준비를 해 나간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적으로만 여겨지던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자신들이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그들은 새롭게 시작될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다.

이 소설은 누구에게나 가장 찬란했던 시간으로 남아 있을 ‘그때’의 추억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최고의 이야기꾼 최인호는 특유의 입담과 필치로 아주 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해지는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청소년들은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것이고, 순수의 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에게는 오래된 앨범과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추억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이형열/ 알라딘 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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