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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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론모디피케이션 프로그램의 현실

2008-11-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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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구제금융법의 통과는 페이먼트가 힘들어 주택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있던 집 소유주들에게는 그야말로 어둠 속에 비쳐진 한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물론 7,000억달러불의 금액 중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사용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로부터 우선적으로 지원받은 은행마다 새로운 각자의 주택 차압방지 구제책을 만들어 내놓기 시작했고 정부차원의 보조 프로그램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HOME FOR HOME OWNERS’라는 론 모디피케이션 프로그램이다. (그 내용과 방법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접하고 계시리라 알고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물론 처음이라 일정기간 시행착오를 거치는 거야 당연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불공평한 자격조건이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최소한 2-3개월 이상 페이먼트를 내지 못해 차압위기에 몰린 사람들을 우선해 도움을 주는 조건이다.

재정이 어려워져 어쩔 수없이 페이먼트를 못 내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도와주어야겠지만 이 보다는 힘들지만 페이먼트를 잘 내고 어떻게 해서라도 집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방법으로 진행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전문가들과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경험하고 느끼고 있겠지만 힘들게 페이먼트를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프로그램덕의 자격조건이 조금만 변경되더라도 집을 지킬 확률이 높지만 이미 페이먼트를 연체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페이먼트가 조정된다 하더라도 집을 포기할 확률이 높으며 오히려 시간만 벌어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시장의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오죽하면 지금 주변에서는 힘들게 페이먼트를 내는 주택 소유주는 모두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는가 말이다. 심지어 일부러 페이먼트를 연체하는 주택소유주들도 하나 둘씩 생기고 있으며 도대체 왜 페이먼트를 내고 있는지 한심한 것 같다며 이 프로그램의 자격조건들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자주 접하게 된다. 필자라도 자격조건이 된다면 당장이라도 페이먼트를 안 내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보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집 가격이 융자금액 보다 아래인 경우 누구나 이런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나온 후 발생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내용들을 일부 변호사, 융자, 부동산에이전트들이 마치 죽은 이도 살아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전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비록 불공평한 면도 많고 자격조건이 자영업을 주로 하는 한인들에게는 조금 더 불리한 내용이 많이 있음에도 오히려 이러한 부분은 축소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격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모든 분들이 그러지는 않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정의 수수료를 요구하면서도 무책임하게 파일을 내버려두는 것은 물론이요 이제는 이러한 사람들을 서로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일정의 소개비용까지 지급해 소개비를 벌기 위해 전문적인 상식 없이 주변 이웃들에게 자격이 되건 안되건 밑져야 본전인데 해보라고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왜 안 하느냐며 거품을 물고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주변 사람들도 쉽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몇 십만 달러가 되건 무조건 집 감정에 따라 융자금액 삭감, 이자율 재조정 등 소설도 이런 소설이 없을 정도로 소문이 꼬리를 물고 퍼지고 있다. 모든 소문이 그렇듯 몇건의 성공적인 케이스가 마치 대부분 되는 것처럼 조장되어서 말이다. 한 변호사는 어차피 집을 버릴 것, 밑져야 본전이고 최악의 경우 파산하면 되지 않느냐는 무책임한 발언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러한 행위는 가뜩이나 힘든 사람들에게 더욱 깊은 상처를 안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 언급 했듯이 자영업이 많은 한인들의 특성상 이러한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이자율 조정으로 인해 낮아진 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수입을 증명해야 되는데 대표적인 서류가 세금보고 기록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세금보고 기록이 미비한 경우가 많아 거절당할 확률이 높다. 지금 바라는 것은 이러한 주택차압방지 프로그램이 보다 공정하고 모든 주택 소유주가 함께 혜택을 보는 방식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에릭 민

(818)357-7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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