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장 랜디 잔슨은 ‘시장으로’

2008-11-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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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영상 5회 수상에 빛나는

D백스 나이 많고 연봉 많아 계약포기

’빅유닛’이란 애칭으로 통하는 괴물투수 랜디 잔슨(45)은 사이 영 상을 5차례나 받았다. 그러나 늙었다. 팀(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그를 버렸다. 그는 스토브시즌 자유계약(FA) 시장 매물리스트에 올려졌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잔슨은 D백스에 남기를 원했다. 나이 들어 공이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한 그는 자신을 선뜻 받아줄 곳도 드물 것이란 생각에 연봉(2008년 1,600만달러)을 절반으로 뚝 자르겠다며 재계약을 청했다. D백스는 그 덕분에 아낄 수 있는 800만달러보다는 그래도 쥐어줘야 하는 800만달러를 ‘퍼주기’로 인식한 모양이다. 잦은 부상과 수술로 거의 공치다시피 한 작년(4승3패)에 비해, 그리고 나이에 비해 그는 올해 엄청 잘했다. 11승10패에 방어율 3.91. 173삼진을 잡고 44볼넷을 내줬다.

D백스는 내년의 그를 믿을 수 없다며 귀를 닫았다. 잔슨은 별수없이 FA시장에 자신을 내놓고 새 주인의 손짓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구단측과의 절충이 실패로 돌아간 뒤 잔슨의 공동에이전트 배리 마이스터와 앨런 네로는 D백스가 어려운 재정사정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며 랜디는 D백스 팬들이 그에게 보여준 압도적 성원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며 D백스가 2009년과 그 이후에도 큰 성공을 거두기를 바라고 있다고 작별사를 대신했다.
1988년 데뷔해 21년동안 메이저 마운드에 선 랜디 잔슨은 지난 2001년 커트 실링과 함께 공포의 원투펀치 선발투수로 D백스의 월드시리즈 챔피언 등극을 이끌며 공동MVP에 올랐다. 그해 그는 21승6패, 방어율 2.49, 탈삼진 372개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1년동안 통산 596경기에 출장해 295승 160패 2세이브(방어율 3.26)를 기록한 그는 개인통산 탈삼진 4,789개로 놀란 라이언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2위에 랭크돼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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