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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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위기 주택을 구제해 줘야 하는데…

2008-11-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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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정부가 차압위기에 빠진 주택소유자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소유자의 모기지를 보증해 주는 구제안이 추진 중에 있다. 그런데 지난달 연방정부에서 발표한 7,000억달러의 대규모 구제금융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연방정부에서는 그냥 구제금융 대책만 발표하고, 차압위기에 빠진 주택소유주 개개인을 구제하는 세부적인 문제는 금융업계의 자율에 맡겨 두는 바람에 실제로 그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이 프로그램은 첫째, 모기지 상환기간을 연장해 주고, 둘째, 모기지 이자율을 낮추어서 주택소유주의 월 페이먼트를 낮추어주며, 셋째 조건에 따라 원금까지 삭제해 주는 것으로 이전에 나왔던 대책보다는 다소 실천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

단지 구체적으로 그 세부사항까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어느 정도는 기대해 볼만한 대책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은데, 걱정되는 부분은 또 지난번과 같이,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없지는 않는 것이다.


그럼 이전에 나왔던 주택차압을 막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의 허점(?), 혹은 실무상 어려운 점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일명 ‘호프’(Hope)라고 불리는 연방정부 프로그램으로, 월페이먼트가 밀린 주택소유주에게 페이먼트를 연기해 주거나 모기지 원금을 깎아준다는, 작금의 경제 사정이 어려운, 특히 월페이먼트가 부담이 되어서 연체가 되고 있고, 숏세일 또는 차압 걱정으로 어깨가 무거운 집주인에게는 구세주 같은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여러 가지 필요한 자격요건들을 한번 살펴보면, 우선 현재 연체가 되고 있어도 되고, 힘들게라도 잘 내고 있어도 되고, 주택구입을 2005년 1월부터 2007년 6월 사이에 샀으면 되며, 집 구입 후에 최소한 6개월 이상은 페이먼트를 잘 내고 있었어야 하고, 크레딧 점수가 580점 이상이니까, 그 점수가 낮아도 되고 등등 이렇게 몇 가지 조건에 맞으면 연방주택국(FHA)에서 장기 저리로 현재 집주인이 가지고 있는 융자 총액을 대폭 삭감해 준다. 융자 총액은 55만440달러가 맥시멈이 되겠다.

예를 들면, 현재 70만달러의 융자가 있는 집이 현재 시가는 50만달러인 경우 50만달러의 90%까지 즉 45만달러까지 융자총액을 깎아준다. 즉 70만달러-45만달러=25만달러의 융자액을 없애준다. 당연히 현재 융자를 가지고 있는 은행이 그 손해를 감수하고 합의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연방정부나 은행의 입장으로 보면 예전의 70만달러 대출금의 월페이먼트는 어려워서 못 냈지만 현재 새로이 바뀌는 45만달러의 융자금액의 월 페이먼트, 세금, 유지비 등을 잘 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왜냐하면, FHA가 보증하는 재융자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집주인을 도와주었는데 몇 달 못 가서 또 페이먼트를 못 내서 집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면 이건 해주지 않음만도 못하다. 그래서 원금을 깎아주어서 새로이 받는 융자금액, 즉 45만달러를 정상적으로 30년 고정으로 원금과 이자를 같이 내는 프로그램으로 해주면서 이를 매달 밀리지 않고 향후 몇 년 동안 잘 낼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살핀다(미니멈 .페이먼트는 절대 해주지 않는다)

실무상으로 45만달러의 융자액을 원금과 이자를 같이 내는 30년 고정 프로그램으로 할 경우에 집주인의 월평균 총소득이 1만3,000달러가 넘어야 한다. 많이 양보해서 융통성 있게 해도 월 만달러 정도의 평균소득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이 재융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소득 증명서, 소득세 신고서(tax return), 계좌 잔고 증명서 등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월 1만달러 이상 소득이 되는 집주인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있으며, 그 정도의 소득이 있는 사람 중에 주택 페이먼트를 연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특히 우리 한인들은 실제 세금보고와는 달리 실소득이 1만달러가 넘는다 하더라도 서류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자료를 삼기 때문에 더더욱 자격 요건에 해당되기가 어렵다.

연방정부와 은행의 입장으로 보면 이러한 자격 요건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나, 실무적으로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가지고 있는 론 프로그램은, 이자율이 아주 낮은 3년, 5년 등의 단기고정 프로그램 이거나 완전 변동 프로그램으로 미니멈 페이먼트를 낼 수 있는 선택형 프로그램이어서, 원금을 대폭 깎아주고, 남은 부분을 재융자 30년 고정, 원금과 이자를 내는 프로그램으로 아무리 이자율을 낮추어 준다 하더라도 현재의 미니멈 페이먼트보다는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융자원금을 탕감함으로서 주택소유주를 구제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오히려 실제적인 월 페이먼트를 높이는 결과가 발생되는 바람에 재융자 진행 도중에 포기하는 확률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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