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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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생각하며- 비빔밥이 주는 교훈

2008-11-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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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맛, 향, 색, 모양을 지닌 찬은 굳이 같이 섞이지 않아도 각자의 개별 요리로 손색이 없다. 그런데 비빔밥은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밥을 중심으로 모든 찬과 양념이 섞일 때 오미를 뛰어넘는 훌륭한 맛을 낸다.

이 비빔밥은 서양의 시간계열형 코스음식에서 생각해낼 수 없는 주·부식의 구별이 분명한 동양 특히 한국의 전개형 식단이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이다.

이 비빔밥의 유래로는 제례문화, 군사문화, 두레문화, 사찰문화, 오신채 비빔밥인 입춘 비빔밥 등이 있다. 일부 학자는 묵은 음식 처리설, 몽진설, 헛제사밥 등을 함께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논리의 근거가 아주 희박하다.


비빔밥의 유래는 이쯤 생략을 하고 어쨌든 비빔밥은 각자의 찬이 자신의 개성을 죽이고 더 큰 가치를 위해 자기 희생을 하며 화합을 이루어 독특한 맛을 낸다. 이렇게 훌륭한 비빔밥 문화를 만들어낸 한국인들이 모래알처럼 살아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언젠가 김성환 화백의 만화 고바우 영감에 이런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다 “영국인은 셋이 모이면 토론을 시작하고 독일인은 셋이 모이면 설계를 시작하고 프랑스인은 셋이 모이면 합창을 시작하고 중국인은 셋이 모이면 장사를 시작하고 한국인은 셋이 모이면 고스톱을 시작한다.” 과장은 있지만 꼭 틀린 말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한국 사람들은 셋만 모이면 한 사람을 씹고 뒤에서 온갖 험담을 하고 이간질을 하고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속이 좁은 행동을 한다”고 쓴 칼럼을 읽은 적도 있다. 나는 한국에서 보다 미국에 와 우리 한인들이 서로를 더 기피하고 서로 헐뜯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조국을 떠나 힘든 이민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협력하며 살아도 쉽지 않을 터인데,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왜소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이 국민소득과 성장, 그리고 민족의 IQ간의 연관관계를 조사한 리포트를 보면, 세계 최고의 아이큐는 한국인이 1위, 일본인이 2위, 대만인이 3위, 싱가포르인 4위, 그리고 다음이 독일인, 네덜란드인, 오스트리아인, 이탈리아인 등으로 이어진다. 한국 사람들의 머리가 좋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좋게 말해서 약간 모자란 사람들은 서로 손을 내밀어 모자람을 보충하기 위해 협력하는데, 한국인들은 IQ가 너무 좋아서 타인의 도움 없이도 모든 걸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면 개인은 몰라도 그 사회나 국가는 결코 화합을 할 수도 없고 파워를 형성하지 못한다.

국가의 힘은 국민들의 역량이 한데 모아질 때 극대화 된다. 아무리 개인들의 머리가 뛰어나도 한데 모아지지 않으면 모래알처럼 작은 힘만을 발휘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한데 힘과 머리를 모으는 것이 더욱 필요하고 중요하다.

우리는 주·부식이 분명한 공간전개형 식단에서 각자의 찬을 만들어 독특한 맛을 즐기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한데 모아 조화 롭게 비벼서 화합의 맛을 낼 줄 아는 민족 이다.

자신을 낮추고 협력하지 않으면 결코 조화로운 비빔밥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비빔밥 문화를 이루어낸 민족답게 코리안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김영복
세계 한식요리대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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