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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공포(들)’ (Fear(s) of the Dark)

2008-10-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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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공포(들)’ (Fear(s) of the Dark)

그림이 뛰어나게 훌륭한 이 만화영화는 귀신들린 집의 얘기다.

★★★

6명의 그래픽 미술가들이 그린 흑백 만화영화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유명한 6명의 그래픽 미술가들이 그린 옴니버스식 흑백 만화영화로 6인의 공포와 악몽에 관한 소묘이다. 작품에 따라 재미와 질에 있어서 차이가 나지만 흑백 명암을 예술적으로 이용한 그림과 함께 작가들의 뛰어난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깡마른 프랑스 귀족이 사나운 여러 마리의 개를 몰고 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6편의 얘기는 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귀족과 함께 만화경을 보는 듯한 움직이는 기하학적 도형에 의해 연결된다.

프랑스 귀족의 얘기와 함께 폭력적인 과거에 관한 악몽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야 하는 병상에 누운 일본 소녀 그리고 여자는 사랑 안 할 때보다 사랑 할 때가 더 무섭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사회적으로 위축당한 젊은 남자의 얘기가 세 편을 이룬다.

일본 소녀가 꾸는 꿈은 피를 흘리는 사무라이 귀신의 꿈인데 그림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얘기는 이탈리안 그래픽 미술가 로렌조 마토티가 그렸다.

6편 가운데 가장 제대로 이야기를 갖춘 것은 미국 미술가 찰스 번스의 것. 거미가 로라의 몸으로 파고들고 이어 로라가 자신의 연인 에릭(얼마 전 사망한 기욤 드파르디외 음성-기욤은 프랑스 스타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아들)을 유린한다.

이밖에도 밤마다 어두운 침실에서 들리는 원인 모를 소음 등 여기 나오는 영화들은 성적 불안정과 시골의 미신 및 사회 정치적 불안 등을 다루고 있다. 공포영화라기보다 어두운 톤의 미적 예술영화라고 봐야겠다.

6편의 얘기 중 그림이나 함축성 있는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뛰어나게 묘사한 것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리처드 맥과이어의 것. 귀신 나오는 집에 관한 얘기를 상상을 초월하는 아찔한 독창성과 함께 빛과 그늘을 절묘하게 사용한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다.


촛불 하나가 어둠으로 가득한 방에 있는 사람의 얼굴 모습을 반영하고 또 한 남자가 불타는 책장들을 벽난로에서 집어 들어 사방으로 털어 날리는 장면 등은 찬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성인용. 11월6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hs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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