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 제패는 125년 팀역사상 2번째다. 첫번째 왕중왕 등극은 1980년이었다. 필리스는 1993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챔피언 차지에는 실패했다. 필리스의 쾌거는 또 필라델피아에 근거지를 둔 메이저 스포츠팀의 챔프고지 정복으로는 1983년 필라델피아 76ers의 NBA 우승 이래 25년만의 일이다.

▷필리스는 ‘아주 가끔 반짝, 아주 오래 가물’ 전력을 보였던 팀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팀통산 1만패 기록을 세운 팀이 필리스다. 리그 최하위를 가장 많이 차지했던 팀 역시 필리스다. 1969년 양대리그 디비전제도 도입 이전까지 리그우승은 딱 한차례에 불과했다. 1969시즌 이전에 100패 이상 당한 시즌만 해도 14차례다. 1987년부터 2000년까지 사이에 디비전 승율이 5할을 넘은 것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실패한 1993년 한차례 뿐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원정경기로 펼쳐진 1,2차전에서 1승1패를 거두고 홈구장으로 돌아와 3연승을 거두고 월드리시즈를 제패한 5번째 팀이 됐다. 맨 처음 이 기록을 세운 팀은 1969년의 뉴욕 메츠다. 이어 오클랜드 A’s(197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1984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06년)가 적지 1승1패 뒤 안방 3연승으로 왕중왕이 됐다.
▷필리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홈구장 7연승을 거뒀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홈구장 무패기록으로 월드시리즈를 차지한 팀은 이번 필리스 말고 1999년 뉴욕 양키스가 유일하다.

▷필리스가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날은 잔여이닝 승부를 끝낸 10월29일이 아니라 1회초 경기를 시작한 날인 10월27일이 된다. 경기개시일=경기종료일로 기록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식방침 때문이다. 사무국은 경기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기록할 경우, 연장이닝이 길어져 수시로 밤 12시를 넘기 때문에 혼선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방침을 정했으며, 기록지에 경기개시 시간과 경기종료 시간을 기록한다. 이로써 필리스는 10월27일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9번째 팀으로 기록되게 됐다. 최근 10년동안만 치면 2002년 애나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0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4번째다.

▷필리스의 마무리투수 브랫 릿지는 이번 5차전 세이브 성공으로 올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단 한차례도 세이브 기회를 무산시키지 않은 100% 세이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그는 정규시즌에서는 41차례의 세이브 기회에 41세이브를 올렸고, 포스트시즌에서는 7차례 기회에 모두 세이브를 낚았다. 포스트시즌 7세이브는 내셔널리그 마무리투수는 2002년 랍 넨(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고 함께 NL 통산 공동1위 기록이다. 릿지는 챔피언 링을 차게 됐지만 넨은 차지 못했다. 자이언츠가 에인절스에 졌기 때문이다. 각각 5세이브로 공동 3위에 랭크된 매니 코파스(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와 마크 홀러스(19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월드시리즈 챔피언 링과는 인연이 멀었다.
<정태수 기자>